제목 |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 |||
---|---|---|---|---|
이전글 | [양주순교성지 - 말씀의 향기 70] 건강해지고 싶으냐?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 ... |1| | |||
다음글 | [부활 제3주간 월요일] |2| | |||
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04-24 | 조회수881 | 추천수4 | 반대(0) |
신학생을 부르는 호칭 중에 ‘학사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일학교 교사들도, 교우 분들도 그렇게 ‘학사님’이라고 불러 주었습니다. 배우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사제가 될 사람이기에 존중하는 의미로 ‘학사님’이라고 불러 주었습니다. 예전에 읽은 글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등에 모시고 가는 말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말의 등에 있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보면서 깊은 존경의 표시로 절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은 사람들이 자기에게 절을 하는 줄 알고 우쭐해져서 발을 높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말의 등에 있던 예수님의 십자가가 땅에 떨어졌고 말은 그 일에서 쫓겨났습니다. 신학생을 학사님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앞으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소중한 직책을 맡을 사람이기에 존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말처럼 자신의 능력과 자신의 재능 때문에 사람들이 존중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예전에는 대학생이 많지도 않았고, 대학 졸업으로 받는 학위인 ‘학사’가 많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학사님이라는 호칭도 나름 존중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학사’ 학위를 받습니다. 아니 학사 학위는 가장 낮은 등급의 학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습니다. 그렇기에 ‘학사님’이라는 호칭은 그리 내세울 만한 것도 아닙니다. 저의 학사학위 논문 제목은 “현대인을 위한 설교(사제의 직무를 중심으로)”였습니다. 석사학위 논문 제목은 “선교와 설교”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나라는 예수님의 설교였습니다. 사도행전은 베드로와 바오로의 설교를 전하고 있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설교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고 한 번의 설교로 신자가 3000명이 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설교는 한편의 시와 같았습니다. 지친 영혼에게 위로를 주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설교를 통해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설교를 강론으로 번역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설교라는 말 대신에 강론이라는 말이 익숙합니다. 설교나 강론이나 본질은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께서 선포하신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강론은 사제에게 주어진 고유한 권한이면서 책무입니다. 그렇기에 사제는 언제나 성실하게 강론을 준비해야 합니다. 32년 사제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과연 사제들의 강론이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는 강론인지 돌아보면 아쉬움이 있습니다. 강론을 들으려는 교우들의 태도에도 아쉬움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강론을 준비하는 사제의 정성에 아쉬움이 더 많습니다. 오늘은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마르코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예수님의 표징을 우리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우리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마르코가 전해준 예수님의 이야기를 우리는 ‘복음서’라고 부릅니다. 교회는 4개의 복음서를 정경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마태오, 루카, 요한 그리고 마르코 복음서입니다. 그중에서 마르코 복음이 가장 먼저 완성되었습니다. 복음이란 ‘기쁜소식’입니다. 성서에서 기쁜소식의 의미는 전쟁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을 가져오는 전령이었습니다. 다음 기쁜소식의 의미는 ‘새 하늘과 새 땅’입니다. 바빌로니아에 포로로 잡혀갔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새 하늘과 새 땅’은 기쁜소식이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임마누엘’을 이야기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때가 되면 사막에 샘이 넘쳐난다고 하였습니다. 그때가 되면 사자와 어린아이가 함께 뛰어 논다고 하였습니다. 늑대와 양이 함께 지낸다고 하였습니다. 참된 평화가 주어지는 때가 온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이 새 하늘과 새 땅이고 그것이 복음, 기쁜소식입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새 하늘과 새 땅’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임마누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이 드러나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하느님나라’가 기쁜소식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말씀과 표징으로 새로운 권위를 세우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곁에 몰려들었습니다. 눈먼 이가 눈을 뜨고, 중풍병자가 일어나고, 나병환자가 치유되었습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이 배불리 먹고 남은 광주리가 12개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그분께서 보여주신 표징이 기쁜소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뜻대로 십자가를 지고 고난의 잔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죽었지만 제자들에게 예고했던 대로 삼일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기쁜소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것은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이렇게 전합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세례를 받은 모든 신앙인들은 ‘복음’을 전할 사명이 있습니다. 세례를 받은 모든 신앙인들은 복음을 증언할 사명이 있습니다. 사제들은 강론을 통해서 복음을 전할 사명이 있습니다. 사제들은 삶을 통해서 복음을 증언할 사명이 있습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