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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이문도 신부님의 장례식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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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26 조회수507 추천수0 반대(0) 신고

 

신부님의 선종 소식을 아는 지인으로부터 들었습니다. 요즘에는 수도원에 잘 가지 못합니다. 예전에 잘 아는 신부님이 마산에 계실 때만큼은 가지 않게 됐습니다. 소식을 듣자마자 서울에 계신 신부님께 연락을 드리며 기도를 드렸습니다. 나중에 유튜브에 신부님의 장례가 올라와 처음부터 다 봤습니다. 아직 인천은 가 보지 못했습니다. 주례하신 신부님은 몇 년 전에 마산에 계셨는데 처음엔 잘 몰라봤습니다만 강론 때 마스크를 벗으신 후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몇 년 만에 목소리를 듣게 돼 몇 분 듣고 나니 신부님 특유의 목소리 톤도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마산 수도원에서 부활성야를 주례하시고 난 후에 인사이동이 있어서 이동하셨던 것입니다. 가르멜 수사님들 다는 모르지만 거의 대다수 분들은 그동안 지내면서 안면을 익혔던 분이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저랑 가장 친분이 있는 신부님이 처음과 마지막에 운구하실 때 보이셔서 화면으로나마 뵐 수 있었습니다. 

 

라이문도 신부님은 제가 정확하게는 기억을 할 수는 없습니다만 한 칠 년전 쯤에 마산 수도원에서 새벽미사 때 뵈었습니다. 제가 지금도 그날 처음 신부님의 강론을 듣고나서 받은 충격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저랑 친분이 있는 신부님께 그날 강론에 대한 인상을 말씀드린 후에 신부님에 대해 대충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럼 그날 강론하실 때 제가 받은 인상에 대해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제가 가르멜 수도원에서 가장 정평이 나 있는 책은 웬만한 책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만 특히 신부님께서는 그날 복음과 매치하면서 완덕의 길 영성서적을 결부해서 강론을 하셨습니다.

 

코로나가 있기 몇 년 전에 마산에서 전국 피정을 하실 때 저랑 친분이 있는 신부님께서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수도원 뒤에 있는 정자 누각에서 몇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영성과 기도에 관한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날이 제가 마지막으로 신부님을 뵌 날이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자정쯤에 봤습니다. 영상을 본 후에 생각에 잠긴 게 하나 있습니다. 마지막에 고별식을 끝낸 후에 관을 운구하는 장면입니다. 흔한 장면인데 그날 그 장면은 좀 달리 보였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교구 신부님 장례식은 여러 번 봤지만 수도원 신부님 장례는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직접 참례하지는 않았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손에 운구될지는 모르지만 마지막은 저렇게 저런 모습으로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묵상이었습니다. 그 시간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그 시간은 어김없이 온다는 것입니다. 많이 남은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해봅니다. 공수래공수거라고는 말하지만 우스갯소리로는 옷 한 벌 입고 가는 것입니다. 바로 수의입니다. 과연 나도 그 시간이 돼 하느님께 내 영혼이 가게 되면 그때 하느님 앞에 무엇을 내놓을 수 있을까를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지금은 아직까지는 부족한 면이 많지만 남은 인생 동안 열심히 살아서 하느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영혼으로 돼 하느님 앞에 갈 수 있었으면 하는 희망을 품어봤습니다. 장지가 광주수도원이라 언제 광주 수도원을 가게 되면 그때 신부님을 찾아뵈려고 합니다. 갈멜 수사님들은 마지막에는 광주 수도원에서 영면을 하는 걸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많았는데 막상 시간이 조금 경과해서 그런지 그때 떠오른 생각은 많이 휘발됐습니다. 아무쪼록 신부님의 영원한 안식을 빌며 지상에서 기도를 드리는 것밖에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박종인 라이문도 신부님의 영원한 안식을 빌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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