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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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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4-29 조회수542 추천수3 반대(0) 신고

230429.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영은 생명을 준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요한 6,61-63)

 
오늘 <복음>은 그동안 우리가 들어오던 <요한복음> 6장의 끝부분입니다.
 
<앞 장면>에서 당신께서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생명의 빵”임을 선포하시자, ‘유대인들’은 서로 수군거리고(41절) 말다툼(52절)까지 하였습니다. 이제, 오늘 <복음>에서는 ‘제자들 가운데 많은 이들’도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요한 6,60)라고 투덜거립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투덜거리는 것을 속으로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습니다.
 
“영은 생명을 준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요한 6,61-63) 
 
예수님께서는 당신 ‘몸이 생명의 빵’일 뿐만 아니라, 이제 당신 ‘말씀이 영이요 생명’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말씀” 안에 진정한 생명이 있고, “영”인 말씀을 통하여 생명을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곧 ‘말씀이신 분’은 말씀을 발설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발설한 말씀 안에 들어와 계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말씀을 받아들이는 자 안에서 활동하십니다. 이를 성 그레고리우스는 “말씀은 읽는 이 안에서 자란다.”고 표현합니다.
 
이토록, 성령께서는 <에제키엘서>(37,1-14)에서 보여주듯이, 죽은 문자인 마른 뼈들에 생기를 돋게 하고 뼈와 살이 붙게 하고, 문자를 성체가 되게 하여 우리가 받아먹을 수 있도록 하여, ‘말씀의 영성체’를 가능케 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말씀”은 “생명을 주는 영”(로마 8,2)이라는 합니다.
 
이처럼, 참으로 신비롭고 놀랍게도, 참 생명이 영으로 말씀이 되시어 육화하신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성령으로 도유된 독서’(lectio untionis)인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가 생겨나게 됩니다. 성령께서 “말씀의 동반자이며 해석자”가 되시어 성경을 읽는 이를 인도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를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계시헌장>(12항)과 <가톨릭교회 교리서>(111항)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건네주는 것이므로, 말씀의 영이신 성령의 인도를 따라 그 속내를 꿰뚫어 읽어야 한다. 그러기에, 성령을 통해서 쓰려진 성경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읽고 해석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믿고 받아들이지 않는 많은 제자들은 예수님을 떠나가고, 예수님께서는 남은 열 두 제자들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요한 6,67)하시며, 자유로운 응답을 요청하십니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대답합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는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요한 6,68-69)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계시한 바에 따라,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한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요한 6,69)라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안다’는 말은 지성적인 작용이 아니라 개인적 친분, 곧 경험에 의한 그리스도와의 친교를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곧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에서 인식으로 넘어갔다는 뜻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바로 이점에서 예수님을 ‘떠난 제자’와 ‘남는 제자’가 분리됩니다. 다시 말하면, ‘믿어왔고 그래서 친교를 맺는 이들은’은 남은 제자가 되었고, 반면에 ‘알고 믿고자 한 이들’은 떠나갔습니다.
 
이처럼, 제자들에게는 ‘알고 믿는 것’보다 ‘믿어서 친교를 맺는 삶’이 먼저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참 제자가 되는 길은 정보나 지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알려진 아버지께 온전한 믿음으로 응답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오니, 주님! 저희가 생명이신 말씀을 믿고 받아들여 먹음으로 실행하게 하소서.
저희가 무엇을 하더라도 당신 말씀과 함께 하고, 말씀 속에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요한 6,67)

주님!
제가 떠나야 할 것은 당신이 아니라 제 자신이오니,
저 자신을 떠나게 하소서. 떠나온 자신마저 떠나게 하소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더라도 당신 장막에 머물게 하소서!
흔들릴수록 더욱더 뿌리 깊게 내리는 믿음의 나무가 되게 하소서!
흔들림 속에서도 저의 희망이 아니라 당신 희망에 달려 있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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