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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5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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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11 조회수591 추천수9 반대(0)

팬데믹이 끝나면서 신문사에도 손님들이 찾아오곤 합니다. 올해에도 선배 신부님이 한 분 왔습니다. 공항으로 마중 나가면서 손님맞이가 시작됩니다. 오는 길에 마트에 들려서 장을 봅니다. 숙소에 들어오면 간단한 안내를 합니다. 세탁기 사용법, 문의 비밀번호,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위한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알려줍니다. 지하철을 타려면 매트로 카드를 빌려줍니다. 나머지는 알아서 지내면 됩니다. 기상시간이나, 식사시간은 따로 정하지 않습니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분들도 많고, 여행을 왔으니 편한 시간에 일어나는 것도 좋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좋아하는 분은 공원이나 산으로 가고, 문화를 좋아하는 분은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합니다. 직원미사에 함께 하기도 하고, 주일미사에 같이 가기도 합니다. 후배 신부님도, 동창 신부님도, 선배 신부님도 잘 지내다 가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모처럼 교구의 이야기도 듣고, 사제들이 함께 있으니 신학교 생각도 나고 좋습니다. 신학교에서 부르던 성가가 있습니다. “좋기도 좋을시고, 아기자기 한지고, 형제들이 오손도손 한데 모여 사는 것 오직 하나 하느님께 빌어 얻고자 하는 것 한 평생 주님의 집에 산다는 그것

 

신학교에서는 엄격한 규칙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6시에 일어났습니다. 630분에 아침기도와 미사가 있었습니다. 8시에 아침식사가 있었습니다. 9시부터 수업이 있었습니다. 12시에 양심성찰이 있었습니다. 1230분에 점심식사가 있었습니다. 230분에 오후 수업이 있었습니다. 6시에 저녁식사가 있었습니다. 715분에 묵주기도와 저녁기도가 있었습니다. 10시에는 취침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10년을 신학교에서 지냈습니다. 규칙이 있어서 불편하기도 했지만 규칙이 있어서 학업과 기도를 병행할 수 있었습니다. 애벌레는 땅을 기어 다녀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나비가 되면 땅을 기어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날개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학생은 신학교의 규칙을 지켜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사제가 되면 굳이 신학교의 규칙을 지킬 필요는 없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조절하고, 절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당에서도 식사 표시만 하면 되었습니다. 안 먹는다는 표시를 하면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기도시간을 따로 정하지는 않지만 알아서 기도하는 시간을 만들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유로운 시간이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만의 기도시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기도하지 않고는 영적인 갈망을 채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안티오키아 교회에 사도들을 보내면서 공동체의 이름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교회는 아직 유대인들의 관습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티오키아의 교회는 이방인들의 교회였기에 유대인들의 관습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예루살렘의 교회는 함께 모여서 기도하였고, 이방인들의 교회에 대해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성령과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 필수 사항 외에는 여러분에게 다른 짐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곧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과 피와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불륜을 멀리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것들만 삼가면 올바로 사는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유대인들의 관습인 할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결정하였습니다. 유대인들이 지켜야 했던 율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결정하였습니다. 이방인들의 교회는 예루살렘 교회의 결정을 환영하였습니다. 한국의 초대교회는 조상들의 제사문제 때문에 선교에 어려움을 겪었고, 박해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조상들의 제사는 한국의 고유한 관습이며 전통이었는데 교회는 그것을 우상숭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교회는 조상에 대한 제사를 인정하였습니다. 한국교회는 설날과 추석에 조상들에 대한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율법의 굴레를 씌우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우리가 사랑이라는 날개를 얻을 수 있다면 우리는 율법과 규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언제나 기도할 수 있고, 항상 감사드리며, 늘 기뻐할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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