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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5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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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13 조회수299 추천수1 반대(0) 신고

[부활 제5주간 토요일] 요한 15,18-21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여러분은 일이 잘 안풀리는 이유,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빠지는 이유를 어디에서 찾으십니까? 보통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원인에서 찾기 마련입니다.

 

첫재, 그 이유를 '남'에게서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은 불평과 불만을 입에 달고 살며, 남들을 비난하고 원망하는데에만 온 힘과 정신을 기울이느라 정작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자신 안에서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발견하지도, 그 상황을 잘 이겨내고 다시 기쁘게 살아갈 희망을 찾지도 못하게 됩니다. 둘째, 그 이유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은 끝 없는 자기 비하와 자기 비난 속에서 절망에 빠져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스스로 멸망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유다 이스카리옷이 그러했듯 주님께서 그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시고 싶어도 본인이 먼저 하느님 자비의 손길을, 희망과 회복으로 이끄시는 부르심을 거부하기에 스스로를 지옥에 빠뜨리는 겁니다. 셋째, 그 이유를 '주님'에게서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들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배울 점과 나름의 의미, 그 안에 숨겨진 하느님의 선한 뜻과 심오한 계획을 찾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자포자기하거나 절망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하면서 그 일의 결과에 대한 부분은 그 상황을 주도하신 하느님의 몫으로 남겨두기에 그 일 자체에만 집중하고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가장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고통과 시련에 맞닥뜨리는 이유를, 내가 세상에서 미움받고 박해받는 이유를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서 찾지 말고, 주님에게서 찾으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걱정과 두려움에 빠져 나아갈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자기 에너지를 비난과 원망, 불평과 불만 같은 소모적이고 무의미한 일에 허비하지 않습니다. 내가 할 수 있고 또 해야할 일에만 집중하여 최선을 다함으로써, 부족한 부분은 주님께서 채우고 완성해주시리라 굳게 믿고 의지함으로써, 그렇게 주님과 내가 함께 하는 ‘사랑의 협업’으로 무슨 일을 하든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단지 숫자로 측정하는 세상의 기준으로가 아니라, 과정과 의미까지 보시는 주님의 기준으로 봤을 때 ‘최선’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악마는 우리가 주님으로부터 삶의 이유와 의미를 찾는 걸 자꾸만 방해합니다. 하느님께 속한 사람들과 세상에 속한 사람들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그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고자 애쓰는 것이지요. 굳이 편을 갈라가며 싸워서 상황을 시끄럽게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주님께서도 분열과 갈등보다는 일치와 평화를 더 원하실거라고, 결국 모두에게 좋은게 진짜 좋은거 아니겠느냐고 우리 귀에 대고 속삭이며 주님 뜻을 따르는 우리가 스스로를 갈등과 소요를 일으키는 ‘문제아’로 여기도록, 그로 인한 막연한 죄책감 때문에 주님이 아닌 세상으로부터 삶의 이유와 의미를 찾도록 유도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절대 그래선 안됩니다. 세상에 살지만 세상의 규칙에 속박되어 휘둘리지 않도록,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항상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며 행동과 삶으로 지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 때문에, 주님 덕분에 언제나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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