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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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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14 조회수456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514. 부활 제6주일.

 

"그분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있기 때문이다.”(요한 14,17)

 
부활 6 주일입니다. 그야말로 오늘은 성령이 기득 찬 날입니다. (저희 수도원에서는) 그동안 준비해 온 16명의 예비봉헌자들의 “봉헌식”과 봉헌자들의 주보성녀인 프란치스카 로마나 성녀의 “성해 안치식”이 거행되는 날입니다.
 
 
오늘 [말씀전례]는 부활을 보증해주는 ‘성령’의 기쁜 삶을 보여줍니다.
 
<제1독서>에서, 사마리아로 파견된 베드로와 요한은 안수로 성령이 충만하게 하고, 당신 사랑을 사도들에게 체험시켜줍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바로 이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제2독서>에서, 베드로는 신자들에게 그리스도께서 “육으로는 살해되셨지만 영으로는 다시 생명을 받으셨습니다.”(1베드 3,18)라고 선포합니다. 오늘 우리에게는 “영”으로 그리스도의 생명이 차오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세상을 떠나시기 직전에 최후의 만찬석상에서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주신 위로의 말씀입니다. 신비로 가득 찬 사랑의 말씀입니다.
 
먼저, 아버지께서 당신 제자들과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성령을 보내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주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게 있도록 하실 것이다.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요한 14,16-17)

사실, 약속된 신비로운 이 일이 이미 제자들에게도, 우리에게도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있기 때문이다.”(요한 14,17)

 
그렇습니다. ‘받아들인 이들’ 안에 성령은 이미 함께 계십니다. 바로 우리 안에는 성령이 함께 하십니다. 그러기에, 오늘 바로 이 “진리의 영”께서 우리를 이끌어주시며, 우리 안에서서 그리스도의 부활의 삶을 보증해주십니다. 오늘 봉헌하는 분들에게는 특별히 그러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돌아가셨다가 다시 오시겠다고 하시면서, 동시에 언제나 제자들 안에 현존하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곧 “세상은 나를 보지 못하겠지만,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요한 14,19)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예수님은 가시면서도 현존하시는 분이십니다. 곧 부활생명은 항상 우리 안에 살아계심을 말해줍니다. 바로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당신의 선물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 안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여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요한 14,21)

 
그렇습니다.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사랑의 표시”가 됩니다. 곧 주님의 말씀을 지키고 있다면, 진정 주님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 것입니다. 그런데 혹 자기 자신을 지키고 있다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자일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사랑하는 것을 따라 살게 됩니다. 돈을 사랑하면 돈을 따라 살게 되고, 예수님을 사랑하면 예수님을 따라 살게 됩니다. 아마 우리는 지금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것, 바로 그것을 따라 살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은 누구를 따라 살고 있는지요? 혹 자기 자신을 따라 살고 있는지요? 그렇다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혹 세상의 물질이나 명에나 권력이나 힘을 따라 살고 있다면, 바로 그것들을 사랑하고 있는 까닭일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고 있다면, 진정 그분을 사랑하는 까닭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주님께 자신을 봉헌하는 것은 분명 주님을 사랑한 까닭입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다른 무엇인가를 사랑하는 데는 자신이 스스로 사랑할 수 있겠지만, 예수님을 사랑하는 데는 그렇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반드시 필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반드시 ‘성령’의 도움으로만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다른 보호자”(요한 14,16)인 “진리의 영”(요한 14,17)을 보내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분을 우리와 함께 사시고, 우리 안에 계시게.’(요한 14,17 참조) 하시어, 제자들이 당신 사랑을 지키게 하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성령’께서 함께 머무르시지 않으면, 결코 우리 스스로는 사랑의 계명을 지킬 수 없을 것입니다. 결국, ‘성령의 도움’으로 사랑하는 일은 가능해집니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의 발하는 이 “봉헌” 또한 바로 성령으로 인도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봉헌의 삶 또한 성령의 인도로 이끌어질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류 구원의 거대한 밑그림을 그리실 때, “사랑”이란 물감으로 그 구원의 초상화를 그리셨습니다. 이 “사랑의 초상화”는 결코 입술로 하는 사랑의 고백이나, 그 어떤 감상이나 감정이나 지성으로는 그릴 수도 그려지지도 않는, 오로지 사랑을 몸소 행함으로만 그려지는 초상화입니다. 그것은 당신의 계명을 지키고 순명함으로써만 색칠되는 그림이요, 직접 사랑의 삶으로 온갖 색체를 짜내어야만 그려지는 그림입니다. 곧 ‘사랑’은 순명의 실천으로 그려지는 삶입니다. “봉헌의 삶” 역시 그렇게 사랑의 실행으로 그려지는 삶인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빈 도화지 위해 우리의 ‘봉헌의 삶’, ‘사랑의 삶’, ‘성령에 따라 사는 삶’으로 우리의 초상화를, 아니 우리의 삶으로 주님의 초상화를 그려야 할 일입니다. 우리 삶의 빈 도화지 위에 꽉 찬 예수님의 초상화를 베껴 그려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키게 될 것이다.”(요한 14,15)
 
주님!
당신의 계명을 지키기보다 당신을 먼저 사랑하게 하소서.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에 지키게 하소서.
사랑하면서도 지키지 못함은 제 사랑의 부족이오니, 제 사랑을 도와주소서.
제 사랑에 앞서, 먼저 베푸신 당신의 사랑을 품게 하소서.

당신 사랑에 깊이 물들게 하시고, 당신 사랑의 향기 묻어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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