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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제6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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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16 조회수909 추천수8 반대(0)

성지순례를 하면서 제게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신부님은 몇 번 왔습니까?” 제가 여행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성지순례 가이드가 아니기 때문에 자주 오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감사하게도 제게 기회가 몇 번 더 주어졌습니다. 저는 복음화학교의 지도신부를 10년 이상 함께 했습니다. 복음화학교에서는 매년 졸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저는 지도신부로 함께 했기에 다른 분들보다는 성지순례의 기회가 몇 번 더 있었습니다.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치 맛 집이 단골이 되듯이 성지순례를 가신 분들은 기회가 되면 또 가기 마련입니다. 복음화학교에서도 기회가 주어지면 성지순례에 함께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다른 곳은 몰라도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기회가 주어지면 함께 하였습니다. 성지순례에서 겉모습만 보는 사람은 매번 같은 성지순례라고 하겠지만 성지순례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얻는 사람에게는 매번 새로운 성지순례가 될 것입니다.

 

성지순례의 목표는 멈춤, 만남, 변화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성지순례를 위해서는 먼저 일상의 삶에서 잠시 멈추어야 합니다. 순례를 하면서 세상의 것들과 계속 접속하려고 하면 진정한 성지순례가 되기 어렵습니다. 성지순례를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것들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멈추어야 합니다. 성지에서는 만남이 있어야 합니다. 그냥 성지만 본다면 그것은 여행과 별 다를 것이 없습니다. 성지에서 주님의 발자취를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의 발자취를 만나기 위해서는 성서를 읽어야 합니다. 주님의 발자취를 만나기 위해서는 갈망이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가 없으면 표징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혈하는 여인의 갈망을 칭찬하셨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체험했던 제자들이 두려움에서 담대함으로 변했듯이, 절망에서 희망으로 변했듯이 성지순례를 통해서 주님의 발자취를 따랐다면 변화된 삶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이스라엘 순례 중에 깔멜산을 다녀왔습니다. 깔멜산은 엘리야 예언자가 바알의 거짓 예언자들과 대결을 벌였던 곳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오신 하느님입니다. 싸움에 능하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런데 아합왕은 바알 신을 섬겼습니다. 바알 신은 풍요와 다산의 신이었습니다. 엘리야 예언자는 바알의 거짓 예언자들과 대결을 벌이면서 제단에 제물을 바치자고 하였습니다. 바알의 거짓 예언자들은 노래를 하고, 춤을 추었지만 제단의 제물을 바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엘리야 예언자는 제단에 물을 부었음에도 하느님께서 제물을 받아 주셨습니다. 그리고 엘리야 예언자는 아합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외교에는 양다리가 있을 수 있지만 신앙에는 양다리가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물과 하느님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 역시도 일에는 양다리가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의 일이 있습니다. 부르클린 한인성당의 일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하는 일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면 양다리가 아니라, 다섯 다리라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단 하나라도 하면 안 됩니다.

 

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청하기보다는 하느님의 뜻이 나를 통하여 드러날 수 있기를 청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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