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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의 사랑, 선교의 열정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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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18 조회수477 추천수4 반대(0) 신고

선교의 사랑, 선교의 열정

-치열熾㤠한 삶, 가열加熱찬 삶이 답이다-

 

 

 

“나는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다시 오리니,

 너희 마음이 기뻐하리라.”(요한14,18;16,22)

 

선교는 교회의 사명이자 존재이유입니다. 선교없는 교회는 죽은 교회입니다. 선교는 교회의 숨통입니다. 교회는 언제나 선교를 지향합니다. 그러니 수도자는 물론 믿는 이들 누구나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요 밖으로는 주님의 사도이자 선교사입니다. 안으로는 관상이요 밖으로는 선교, 안으로는 기도요 밖으로는 선교 활동입니다.

 

얼마전 교황님의 성소주일 담화문중 영문해석이 잘못되었음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미션mission’을 ‘사명’이 아닌 ‘선교’로 번역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선교없이는 성소도 없다’로 해야 적절했습니다. 예전 2012년 오틸리아 연합회 회의에서 요셉 수도원의 자치좌 수도원이 결정될 때 회의에서 요셉수도원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일이 생각납니다. 

 

‘선교가 본질인데 너무 관상적이지 않느냐?’는 요지의 물음에 제 짧은 영어 실력이지만 다음 한마디가 논쟁을 종결시켰고 우렁찬 박수를 받았던 기억이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선교와 관상은 둘이 아닌 하나다!(Mission and contemplatiom is one without two!)”.

 

흡사 ‘황소 뒷걸음 치다 쥐잡는다’는 속담처럼 순간 성령의 은총으로 생각치 않은 답변으로 위기를 벗어난 것입니다. 관상은 선교 활동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존재자체가 복음 선포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교와 관상에 기본적 자세가 날로 치열한 삶, 가열찬 삶입니다. 선교의 사랑, 선교의 열정입니다. 어제 의기투합하는 도반과의 나눔이 생각납니다. 어느 동료 도반의 성취에 대한 제 견해입니다.

 

“학위논문이 기막히게 완벽하네요. 토마스 머튼의 모두를 망라했어요. 목숨 걸고 토마스 머튼에 빠져 자나깨나 머튼만 생각하며 참 치열히 한결같이 공부한 것 같네요. 내가 이미 참고 문헌 책을 거의 다 봤기에 물흐르듯 읽었고 그 분위기를 알지요. 내가 머튼에 대해 석사논문 쓴 것이 1988년이니 벌써 35년이 지났네요. 도반의 책 후기를 보면 캐나다 9년 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지 감동깊게 유려한 문체로 감동깊게 묘사되어 있지요! 참으로 도반이 캐나다에서 이룬 성취에 감동하게 됩니다. 이렇게 소감을 나누니 더욱 분발심이 샘솟네요!”

 

이어 계속하여 보낸 제 소감문입니다.

 

“토마스 머튼 1915-1968 만53세, 프란치스코 신부 1949-2023현재 만74세, 머튼보다 21년 더 살고 있네요. 지금의 관심은 이미 머튼을 완전히 넘어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가 됐지요! 수도공동체 체험만해도 제가 머튼을 훨씬 능가했고, 머튼 참 문제가 많았던 장상도 참 힘들어 했던 명암明暗 양면을 지닌 분, 그리고 불우했던 분이지요. 물론 불세출의 천재이자 영성가임은 분명하구요. 통과해 가야할 분이지 결코 계속 머물 분은 아닙니다. 영원히 머물 분은 오직 한 분 영원한 안식처이자 정주처인 그리스도 예수님뿐이지요! 토마스 머튼은 경탄의 대상은 될지언정 결코 부러움의 대상은 아닙니다. 머튼 책 안본지 참 오래됐습니다.”

 

어쨌든 토마스 머튼이나 논문을 쓴 도반의 공통점은 치열한 삶을 살았던 열정의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수도형제의 답변입니다.

 

“로마에서 공부할 때 학생들 공부 엄하게 시키기로 유명했던 교수님 한분이 수업 마지막 시간에 남기신 다음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내 아들아, 이 밖에도 조심해야 할 바가 있다. 책을 많이 만들어 내는 일에는 끝이 없고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은 몸을 고달프게 한다.’(코헬12,12)”

 

주님의 제자이자 선교사인 믿는 이들의 삶은 치열해야 하고 날로 가열차야 합니다. 하루하루 절실하고 절박하고 간절해야 합니다. 무려 아주 오래전 26년전 여기에서 써놨던 “사랑”이란 글을 여전히 공감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살아온 제가 고맙습니다. 물론 당신이 지칭하는바 영원한 연인이자 도반인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당신 언제나 거기 있음에서 오는 행복, 평화

세월 지나면서 색깔은 바래다지만

당신 향한 내 사랑 더 짙어만 갑니다

안으로 안으로 끊임없이 타오르는 불같은 사랑입니다

세월 지나면서 계속 날로 

새로워지고, 좋아지고, 깊어지는 당신이면 좋겠습니다.”-1997.3

 

어제 오랜만에 갑작스레 면담고백성사차 방문했던 참으로 열심한 아름다운 자매와의 만남도 생생합니다. 아름다움은 젊음의 나이에 있는게 아니라, 하느님을 찾는 열정에, 치열한 삶에 있습니다.

 

-“빈손으로 와서 미안합니다.”

즉시 강복후 안아 드리며,

“자매님 자체가 제게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답하고 나니 얼마나 통쾌하던지요! 이또한 선교열정, 선교사랑의 표현일 것입니다. 아마 하느님 마음도 똑같을 것입니다. 보속으로는 '말씀 처방전'에 이어 성모성월을 맞이하여 성가 244장을 부르도록 했습니다. 정말 기도하듯 성가 부르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사랑스러워 감동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빈손으로 와도 반갑습니다. 참으로 치열한 사랑을 살다가 빈손으로 주님께 갔을 때, 주님은 당신 품에 꼭 안아 드리며, “사랑하는 너야말로 나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하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수도형제들과의 공동카톡방에 올린 다음 “꽃길”이란 시와 당부도 생각납니다. 제 집무실은 천장암天藏庵의 은수처이자 선교의 장이요 영적전투 치열한 최전방 야전사령부입니다.

 

“내 집무실 꽃자리 주님이

계시는 곳

 

천국에 이르는

꽃길

 

저절로 난

꽃길

 

샛노란 애기똥풀꽃들 사이

꽃길

 

주님 친히 마련해 주신 사랑의

꽃길”-2023.5.5

 

 

“사랑하는 수도형제님들, 제 집무실옆 꽃길 주변의 애기똥풀꽃들 절대로 깎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는 하늘길입니다. 마음 아팠던 형제자매들 면담성사후 사진찍어 드리는 힐링의 꽃길입니다.”

 

이런저런 예화로 서론이 참 길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의 바오로 사도의 선교여정이, 선교활동이 참 치열합니다. 주님 사랑에서 샘솟는 지칠줄 모르는 참 치열한 삶입니다. 아테네에서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코린토에서 치열한 선교활동을 펼치는 바오로입니다. 관계되는 도반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천막을 만드는 생업과 함께 선교활동에 전념하다 도반들이 늘어나고 여유가 생기자 말씀 전파에만 전념하였고 풍부한 결실을 거둡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이별의 슬픔과 재회의 기쁨’입니다. 복음에서 주목할 말마디는 “조금 있으면”으로 무려 7회 나옵니다. 곧 죽음의 슬픔에 이는 부활의 기쁨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인내의 기다림입니다.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파스카 예수님께 희망을 두고 끝까지 버텨내고 견뎌내라는 것입니다. 제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한 사랑하는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 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파스카의 신비, 파스카의 은총, 파스카의 축복입니다. 슬픔은 기쁨으로, 불안은 평화로, 절망은 희망으로, 어둠은 빛으로, 죽음은 생명으로 바뀌니 파스카 주님의 은총입니다. 어찌보면 이들은 영적 삶의 리듬이기도 합니다. 순간의 슬픔이나 불안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할 것이 아니라 항구히 주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할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찬미와 감사의 삶과 기도에 전념할 때 주님의 파스카 은총이 슬픔을 기쁨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어둠을 빛으로, 불안을 평화로 바꿉니다. 파스카 신비의 은총이 우리의 운명을 바꿉니다. 바로 이 거룩한 주님의 파스카 미사은총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알렐루야.”(마태28,20).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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