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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파스카의 기쁨, 신록의 기쁨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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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19 조회수486 추천수6 반대(0) 신고

파스카의 기쁨, 신록의 기쁨

-“기쁨도 은총의 선물이자 훈련이다”-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온누리에 강복하시어,

슬픔과 불안과 병고중에 있는 분들에게

위로와 평화, 치유의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

 

새벽 산책시 십자로 중앙에서 사방에 십자성호를 긋고 강복할 때 드리는 기도문입니다. 이어 예수성심상앞에서 고백의 기도를 바칩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참회합니다.

믿습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어제는 오전 1:30에 기상하여 오후 8:30 잠자리에 들때까지 참으로 기쁨으로 충만한 하루였습니다. 5월은 성모성월이자 파스카의 부활시기, 파스카의 기쁨, 신록의 기쁨으로 가득했던 "기쁨성월"처럼 기쁨 가득한 하루였습니다. 제43주년 5.18민주화 운동 기념일에도 불구하고 기쁘게 지낸 하루였습니다.  1980년 광주에서의 비극적 사건이 일어나던해 성탄절에 저는 영세를 받았고 다음해 교편생활하며 성탄절에 견진을 받고, 다음해인 1982년 2월 늦깎기로 왜관수도원에 입회했으니 올해 수도생활 만 41년이 되는 해요, 오늘 아침 산책때도 어김없이 김민기가 부른 “늙은 군인의 노래”의 말마디를 바꿔 열창했습니다.

 

“나 태어나 수도원에 수도자되어, 꽃피고 눈내리길 어언 41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수도원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올 흘러간 내청춘, 검은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비장미 보다는 기쁨이 샘솟게 하는,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 기쁨의 전사로 영적전의를 새롭게 하는 저에게는 성가같은 대중가요입니다. 어제의 기쁨은 피정지도였습니다. 신천동 성당 가톨릭 성서모임 봉사자들 27명의 하루 단체피정 지도가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참 행복한 축복받은 분들입니다. 기쁨도 선택입니다. 여러분들은 참 기막힌 좋은 선택을 하셨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성모성월 5월에 가장 아름다운 수도원에 가장 아름다운 분, 파스카의 주님을 만나고자 오늘 피정에 참석한 여러분들은 가장 아름다운 분들임에 분명합니다.”

 

이어 “희망의 여정-희망의 순례자로 삽시다-” 강론을 시작하며 5월에 어울리는, 제가 역시 아침 산책시 즐겨부르는 ‘바다’와 ‘어린이날’ 노래를 함께 부르니 신록의 기쁨으로 활짝 피어난 꽃같은 얼굴들이었습니다. 나이에 무관하게 꽃인지 얼굴인지 구분이 안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저어가요,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저어가요”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피정의날 우리들 세상”

 

새삼 기쁨도 은총의 선물이자 훈련임을 깨닫습니다. 몇분의 면담고백 성사때도 힐링의 선물, 기쁨의 선물을 드렸습니다. 이보다 더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 고백성사의 은총입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보속으로 ‘말씀처방전’과 더불어 “웃어요!” 스탬프를 찍어 드린후, 성가 244장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부르도록 한 후, “웃으며 행복하게 하루 사는 것이 보속입니다” 드리는 공통적 당부입니다. 그리고 집무실옆 아름다운 꽃길에서 사진도 찍어 드립니다. 꽃을 보면 “환대는 꽃처럼 하는 것이다”라는 자작시도 생각납니다. 환대의 사랑, 환대의 기쁨은 그대로 파스카의 사랑, 파스카의 기쁨의 표현입니다. 참으로 살 줄 몰라 슬픔이요 살 줄 알면 기쁨임을, 기쁨 또한 은총이자 훈련임을 깨닫습니다. 일부 말마디를 바꿔 나눕니다.

 

“환대는 꽃처럼 하는 것이다

한번이라도 찌프린 적이 있더냐

하루 이틀 몇날이든

언제나 

활짝 핀 환한 얼굴로

오가는 이들

맞이하고 떠나 보내는

내 집무실옆 샛노란 애기똥풀꽃 무리들

피곤한 모습 전혀 없다

볼 때 마다 환해지는 꽃같은 마음이다

환대의 사랑, 환대의 기쁨

환대는 꽃처럼 하는 것이다”-2000.5월-

 

무려 23년전 여기 이 자리에서의 작품이니 참 신기합니다. 성모성월, 계속되는 파스카의 시기, 환대의 사랑, 환대의 기쁨을 상징하는 온갖 꽃들로 가득한 5월의 세상입니다. 깨끗이 정돈된 밭에 잡초들 우거진 것을 보며 “악마는 진공을 좋아한다”라는 말도 생각났습니다. 풀과의 전쟁이라는 밭농사, 마음밭의 이치도 똑같습니다. 기쁨으로 돌보고 가꾸지 않으면 잡초밭 마음이 되어 버립니다. “잡초는 죽지 않는다(weeds never die)”교황님은 말씀하셨지만 근심과 걱정, 불안과 두려움의 잡초가 번성하지 않도록 기쁨의 꽃들로 마음밭을 채워야 할 것입니다. 얼마전 기사 내용입니다.

 

“신자유주의 시대 한국에 붙는 ‘세계 최고’내지 ‘세계 최저’,‘세계 최악’이 몇가지 있다. 대표적으로 부유한 나라 중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전체 임금 근로자의 약37%)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고, 노인빈곤율(37.6%)이 제일 높은 나라도 한국이고, 합계 출산율(0.78)은 세계 최저이고, 자살률(10만명당 23.6명)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가중 최악이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89%로 아시아에서 단연 최고(이스라엘83%, 일본70%)이자 세계적으로 폴란드(90%) 다음이다.”

 

강론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이런 불리한 상황을 결코 잊어선 안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쁘게 살아야 합니다. 산고의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는 아기 탄생의 기쁨이듯 파스카의 기쁨도 그러합니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그날에는 너희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바로 파스카의 기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참 좋은 선물, 고통중에도 샘솟는 파스카의 기쁨입니다. 협조자 성령의 도움이 결정적입니다. 참으로 부활의 기쁨, 파스카의 기쁨과 더불어 사라지는 온갖 번민이나 의심들이니 참 순수와 자유로 빛나는 영혼들이 됩니다. 그 빛나는 모범이 사도행전의 바오로입니다. 바로 바오로의 연속된 고난의 삶중에도 샘솟는 열정, 꽃같은 기쁨의 원천은 바로 파스카의 주님과 일치된 삶임을 깨닫습니다. 어느날 밤 환시중에 들려온 주님의 말씀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잠자코 있지 말고 계속 말하여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다. 아무도 너에게 손을 대어 해치지 못할 것이다. 이 도시에는 내 백성이 많기 때문이다.”

 

바로 영적전투 치열한 현장에서 살아가는 우리 하나하나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처럼 들립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뒤에는 어김없이 따라오는 “내가 너와 함께 있다”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위해, 우리와 함께 계시는 파스카의 주님이 바로 샘솟는 기쁨의 원천이 됩니다. 

 

참으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 파스카의 기쁨, 신록의 기쁨을 살게 합니다. 더불어 이웃에 이런 파스카의 기쁨과 평화를 선물하며 살게 합니다. 끊임없는, 한결같은 기쁨의 은총 선물이자 기쁨의 훈련입니다.

 

"주 내 하느님은 나의 힘이시며,

 나를 사슴처럼 달리게 하시고,

 산봉우리로 나를 걷게 하시나이다."(하바3,19).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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