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7주간 수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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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05-23 | 조회수820 | 추천수7 | 반대(0) |
성지순례 중에 버스기사가 순례자들에게 자주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빨리빨리”였습니다. 한국 순례자들이 하는 말을 듣고 따라했다고 합니다. 제가 어릴 때는 ‘빨리빨리’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한국인들에게 내재되었던 감성은 ‘절망과 좌절’이었습니다. ‘Korea Time’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이 말은 한국인은 약속을 잘 안 지킨다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부정과 부패’가 있었습니다. 암표가 성행했고, 새치기도 일상이었습니다. 만원버스에 시달리다보면 질서를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어쩌다 외국에 나가도 한국인들은 금세 표시가 날 정도였습니다. 고성방가와 무질서가 외국인들의 눈에 보였습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가난했고, 문화적으로 취약했고, 먹고 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교실이 부족해서 2부 수업은 물론 3부 수업까지 했습니다. 농촌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밑바닥에서 삶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연탄가스 중독도 심심치 않게 전해 졌습니다. 어느 날 들불처럼 일어난 것이 있었습니다. ‘새마을 운동’입니다.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구호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 일어 설 수 있다는 의식을 고취하였습니다. 아침이면 새마을 노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푸른 동산 만들어 알뜰살뜰 다듬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었고, 우리의 경제는 매년 성장하였습니다. 더 이상 외국 담배, 외국 물건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고속 성장의 이면에 공존의 그늘이 있었지만 한국은 더 이상 게으른 사람이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한국은 더 이상 좌절과 절망을 품은 사람이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한국은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중교통은 쾌적하고, 깨끗하고, 편안합니다. 외국의 버스기사도 ‘빨리빨리’라는 한국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시대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만, 사람이 시대를 선도하기도 합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와 내 일행에게 필요한 것을 이 두 손으로 장만하였다는 사실을 여러분 자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모든 면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애써 일하며 약한 이들을 거두어 주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친히 이르신 주 예수님의 말씀을 명심하라는 것입니다.” 신앙은 받는 것도 필요하지만 신앙은 근본적으로 받은 것을 나누는 겁니다. 저는 성격이 급하고, 일을 시작하면 바로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그런 저와 하나가 된다는 것은 저의 뜻대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제게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것이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은 저와 하나가 되고 있습니다. 제가 보지 못하는 것을 정확하게 보고 있으며, 제게 부족한 것들을 많이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지혜를 말씀해 주십니다. 우리가 서로의 입장, 서로의 이익만 보지 말고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부부도 서로만을 바라보면 갈등과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자라온 환경, 성격, 취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기 보다는 같은 곳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것은 가정의 행복, 자녀의 교육, 앞날에 대한 희망입니다. 본당에서도 그렇습니다. 많은 단체들이 있습니다. 각 단체들이 서로를 바라본다면 때로 갈등과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각 단체들은 같은 곳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곳은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느님의 뜻입니다. 우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뜻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문제들을 풀어갈 지혜를 주실 것입니다. “이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빕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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