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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8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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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30 조회수293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제8주간 화요일] 마르 10,28-31 

 

 “누구든지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어머니나 아버지,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토지를 백 배나 받을 것이고, 내세에서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다.“

 

 

오늘 복음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예수님을 찾아왔지만, 그것을 얻으려면 대가로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당신을 따라야 한다’는 말에 영원한 생명 얻기를 포기하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갔던 부자 청년 이야기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마음이 다급해진 베드로가 혼란에 빠진 제자단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두 팔 걷어부치고 나서서 예수님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을 따랐습니다.”

 

말끝을 흐리고는 있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원하는 게 뭔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예수님 당신을 따르기 위해 직업도 가족도 재산도 다 버렸는데, 나중에 누리게 될 ‘영원한 생명’말고 지금 당장 먹고 사는데에 도움이 되는 물질적이고 현실적인 보상은 없는거냐고, 그런게 있어야 우리도 나중에 가족들 볼 면목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예수님을 다그치는 것이지요. 그런 그들의 속마음을 훤히 꿰뚫고 계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이 내세에서 뿐만 아니라 현세에서도 크고 귀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니 너무 걱정 말라고 하십니다. 다만 그 보상의 ‘지급 기준’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밝히시지요. 즉 제자들은 모든 것을 버린 그 행위 자체 때문에 보상을 받는게 아니라, 모든 것을 버린 그 이유가 주님 뜻에 부합할 때 보상을 얻게 된다는 겁니다. 그 이유가 더 많은 것을 되돌려받기를 바라는 욕심 때문이 아니라, 예수님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또한 구원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하고자 하시는 예수님의 소명에 협력하기 위해서일때 주님께서 주시는 크고 귀한 선물들을 얻게 되는 것이지요.

 

예수님의 가르침과 복음을 위해서 살려면 자신을 버려야 합니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쓸데 없는 것들을 ‘폐기처분’ 한다는 뜻이 아니라, 예수님과 복음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기쁘게, 의미있고 보람있게 잘 사용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에서는 얼마나 많은 재물을 가졌는가 하는 ‘양’과 ‘숫자’로 그 사람을 판단하지만, 하늘에서는 하느님께서 주신 것들을 어떻게 잘 사용하였는가 하는 ‘의미’와 ‘지향’으로 사람을 판단합니다. 그렇기에 내가 가진게 무엇이든 내가 잘 먹고 잘 살며 편안함을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인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사용한다면, 나는 예수님과 복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버린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과 그분의 뜻을 진정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사랑해야 그 대상이 나에게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이 되고 나에게 가장 귀하고 소중한 그 대상을 위해 다른 것들을 기꺼이 포기하고 내어놓을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가 아니라 예수님을 더 사랑해서, 그분 뜻을 이루는게 나에게 가장 소중하고 의미있는 일이라 손해와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기꺼이 내어드릴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럴 때 예수님을 통해, 그분을 향한 믿음을 통해 참된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하느님을 소유한 이는 부족함이 없으니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라는 데레사 성녀의 기도를 우리도 마음에서 우러나서 바칠 수 있게 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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