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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산 자의 하느님, 죽은 자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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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백봉7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07 조회수413 추천수2 반대(0) 신고

 

 

 

 

 

 

 

2023년 가해 연중 제9주간 수요일

 

 

 

 

<산 자의 하느님, 죽은 자의 하느님> 

 

 

 

 

 복음: 마르코 12,18-27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엘 그레코 작, (1600-1605),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오늘은 사두가이들이 예수님께 따집니다. 사두가이들은 유대교 신봉자들이었지만, 동시에 지극히 현세적인 인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권력과 돈에 집중하기 위해 신을 자신들에게 의미 없는 존재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신은 있되 부활과 내세와 심판 등은 없다고 믿었습니다. 내세가 있다는 말은 지금의 삶에 심판을 받아야 함을 의미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에 관해서는, 모세의 책에 있는 떨기나무 대목에서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읽어 보지 않았느냐? ‘나는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너희는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혹시 내세에 있을 존재를 믿으면서도 그 존재의 영향은 전혀 받기 싫어하는 현시대의 사두가이들은 없을까요? 


    유튜브 채널 ‘MBN, 특종세상’에서 ‘빗물을 마시고 풀을 뜯어 먹는 할머니’란 사연이 방송되었습니다. 여기 나온 할머니는 몸도 불편하시면서 지붕에 주워온 것들을 올려놓고 집 안은 온갖 쓰레기로 가득 채우며 주위에 피해를 주며 살고 계셨습니다. 이장이 아무리 위험하다고 해도 문을 쇠사슬로 걸어 잠그고 못 들어오게 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다 포기한 상태입니다. 


    할머니가 이렇게 된 이유는 어머니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막내 딸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몸이 쇠약해서 1년 반 동안 매일 같이 절에 가서 기도하고 지극 정성으로 돌보았습니다. 그 딸이 지금의 할머니인 것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아는 할머니는 결혼도 안 하고 어머니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 상실감에 어머니와 함께 살던 집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심경으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할머니에게 어머니는 살아있는 어머니일까요, 죽은 어머니일까요? 할머니에게 어머니는 죽은 자들의 세상으로 가셨습니다. 왜냐하면 더는 할머니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할머니가 아무리 어머니를 사랑하고 어머니를 위해서 기도 드려도 할머니의 어머니는 할머니의 마음 속에서 돌아가셨습니다. 만약 살아 있는 자들의 세상에 가셨다면 지금 살아있는 자신에게도 영향을 미쳐야 합니다. 어머니는 딸이 그렇게 사는 것을 원치 않으실 것입니다. 


    딸은 어머니를 보내지 말았어야 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를 죽은 자들의 동네로 보내버렸고 자신은 어머니의 체취가 묻은 집만을 살아 있다고 여기게 된 것입니다. 죽음으로 그분을 그렇게 완전히 보내버렸다면 그분은 실제로는 어머니를 진정으로 사랑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필요하게만 여겼던 것입니다. 


    우리도 하느님을 그렇게 여길 수 있습니다. 만약 하느님께서 나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신다면 나는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죽은 자들의 하느님으로 보내버린 것입니다. 그러면 나도 죽은 사람이 됩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살리지 못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죽은 이들의 하느님을 섬기는 이들은 자신의 뜻대로 하면서도 하느님을 섬긴다고 믿습니다. 


    ‘우와한 비디오’에서 꺾인 다리로 달리는 상훈 씨의 사연이 있습니다. 90도로 꺾인 다리로 전북 장애인 육상 선수입니다. 그는 자신을 버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딘가에 살아있을 어머니를 위해 달린다고 말합니다. 어머니가 자신을 보았을 때 실망하지 않도록 무너지지 않으려 합니다. 그에게 어머니는 죽었던 살았던 살아있는 자의 어머니입니다. 그러니 자신도 살아있는 자입니다. 


    결국 우리가 죽어서 만나게 될 분이 하느님이신지, 아닌지 그 준비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면 하느님은 살아있는 자의 하느님입니다. 그리고 나도 그 덕분으로 삽니다. 죽어도 살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죽어서 하느님을 만날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하느님은 죽은 자의 하느님입니다. 나와는 상관 없는. 그래서 나도 죽은 자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사두가이처럼 되지 말고 살아 있는 자의 하느님을 믿읍시다. 그 증거는 그분 때문에 내가 점점 더 그분 뜻에 맞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는 삶입니다. 이 세상은 살아있는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준비 과정일 뿐입니다.



 https://youtu.be/SMJbLZvRii8
유튜브 묵상 동영상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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