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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9주간 목요일] 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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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08 조회수209 추천수2 반대(0) 신고

 

 

 

 

2023년 06월 08일 목요일

[연중 제9주간 목요일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마르코 복음서에 등장하는 율법 학자들은 대부분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적대자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는 이례적으로 예수님께 호감을 보이는 율법 학자가 등장합니다.

그가 예수님께 다가가는 모습도 그러하고

(“예수님께서 대답을 잘하시는 것을 보고 그분께 다가와”[오늘 복음에서 생략된 구절]),

예수님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모습도 그러합니다.

이에 따라 예수님께서 이례적으로 율법 학자에게 보내는 찬사의 말씀도 듣게 됩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많은 율법 학자가 예수님을 불편하게 여기고 적개심을 보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분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촌뜨기 나자렛 사람이 감히 전문가들인 자기들 앞에서

율법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하는 모습이 그들은 영 못마땅하였을 것입니다.

율법에 정통한 교육을 결코 받았을 리 없는 자가

그토록 중요한 안식일 법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모습을 도무지 용납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 나오는 율법 학자는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예수님을 마주하고자 합니다.

예수님의 비범함을 알아본 그는 율법 학자로서 평소 품고 있던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사실 율법에서 가장 중요한 계명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 질문은

당대의 학자들 사이에서도 자주 논의되던 주제였습니다.

따라서 그런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예수님을 그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한 셈입니다.

그리고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율법의 밑바탕에 놓인 핵심을 짚어 주시는 예수님의 대답에

그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수긍합니다.

예수님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결국 귀한 깨달음을 얻게 된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편견은 우리에게도 많습니다.

그 자체로 좋고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일지라도

잘못된 선입견을 거치게 되면 나쁘고 추하고 쓸데없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다가가려면 먼저 그것을 가로막는 장막을 걷어 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찬사를 얻어 낸 율법 학자처럼,

그 장막을 과감히 걷어 낸 사람만이 하느님 나라에 속한 좋고 귀한 것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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