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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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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10 조회수617 추천수5 반대(0)

추모예배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교회에서 주관하는 추모예배는 처음 다녀왔습니다. 성당의 장례미사와는 달리 말씀이 많았습니다. “찬송, 기도, 약력소개, 추모사, 말씀, 가족인사, 찬송, 축도의 순서였습니다. 성당에서 하는 말씀의 전례, 성찬의 전례, 고별사에 익숙한 저는 조금 생소했습니다. 그러나 목사님의 확신에 찬 설교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목사님은 부활에 대한 확신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비록 부족함이 많을지라도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받아들였으니 자비하신 하느님께서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심을 믿는다고 했습니다. 추모예배에 온 사람들에게도 꼭 예수님을 믿고 영원한 생명의 길로 가도록 당부하였습니다. 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는 고인의 아내께서 남편의 손에 묵주를 쥐어 드렸다고 하였습니다. 그래도 되는지 물어서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도 고인께서 천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시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추모 예배 후 1997년 보좌신부였을 때 청년성가대를 하던 자매를 만났습니다. 당시에 혼인하여 곧 아이를 낳았으니 아이도 어느덧 대학을 졸업했다고 합니다. 20대 초반의 청년이 어느덧 50대의 어른이 되었습니다. 바람결에 소식을 들었습니다. 둘째 아이가 먼저 세상을 떠났고, 미국으로 이민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의 새로운 삶이 순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금 자리를 잡으려고 하면 새로운 도전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남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합니다. 남편의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눈가에는 눈물이 고였습니다. 자매는 힘든 시간들 속에서도 신앙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힘들면 힘들수록 더욱 주님께 의탁했다고 합니다. 쉬는 날이면 노숙자를 위한 급식봉사를 하였다고 합니다. 영적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세미나를 듣는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지나갈 것이라고 위로하였습니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어릴 때 성체에 대한 성가를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늘에 별수가 얼마인지 아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강변에 모래알 헤아릴 수 있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바다에 물방울 누가 셀 수 있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논밭에 이삭 수 누가 알 수 있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나무에 잎사귀 헤아릴 수 있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영원과 무궁을 깨달을 수 있는가? 이만큼 무수히 성체를 찬송하세.” 매일 축성되는 성체의 수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32년 동안 제가 미사를 통하여 축성한 성체의 수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2000년 동안 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은 성체가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주었습니다. 절망 중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두려움에 떨던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교회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신앙의 신비로 믿고 있습니다.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기 위해서 우리는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해야 합니다. 주님을 받아 모시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감실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신 우리는 주님께서 가신 길을 충실하게 걸어가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랑하셨습니다. 구약에서는 광야에서 지치고 굶주린 백성들에게 만나를 주셨습니다. 만나는 하느님 사랑의 표징이었습니다. 신약에서 예수님께서는 육체를 배부르게 하는 만나보다는 영혼을 살리는 성체와 성혈을 주셨습니다. 주님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면 우리는 영적으로 충만해집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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