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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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06-18 | 조회수779 | 추천수6 | 반대(0) |
그리스와 터키를 순례하면서 오래 기억에 남는 곳은 ‘성모님의 집’이 있던 ‘에페소’입니다. 성모님의 집은 깊은 산 속에 있었습니다. 성모님께서 순례자들을 포근하게 맞이하는 것처럼 성모님이 집은 따뜻하고 아늑했습니다. 성모님의 집이 오늘날 순례자들이 찾는 성지가 된 것은 고고학자들의 발굴과 한 수녀님의 환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고고학자들은 에페소의 산 속에서 ‘성모 마리아의 집’ 터를 찾았습니다. 성모님은 요한 사도와 함께 예루살렘을 떠나 에페소로 왔을 거라는 추측을 했지만 확신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수녀님이 ‘환시’를 통해서 성모님을 만났고, 성모님께서 집을 보여주었다고 하였습니다. 우연히 고고학자들은 수녀님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 수녀님이 이야기한 집이 자신들이 발굴한 성모님의 집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려서 아팠고, 독일을 떠난 적이 없었던 수녀님은 에페소에 성모님의 집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에페소에는 성모님의 집이 복원되었고, 사람들은 간절한 소망을 담아서 성모님의 집을 순례하였습니다. 이슬람에게도 성모님은 존경받는 분이기에 성모님의 집을 복원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길이 있어서 사람들이 다니는 것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다니면서 길이 생기는 것처럼 성모님의 집을 찾는 순례자들이 많아지면서 신학자들도 성모님의 집에 대해서 연구하였습니다. 2000년 전 에페소는 바오로 사도가 열정을 기울여서 교회를 세웠습니다. 에페소는 로마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종교적으로도 자유로운 도시였다고 합니다. 교회 공동체는 요한 사도와 성모님을 따뜻하게 맞이했을 거라고 합니다. 몇 번의 지진이 있었고, 이슬람이 통치하면서 교회는 땅 속에 묻혔고, 성모님의 집도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고고학자들의 노력과 한 수녀님의 ‘환시’를 통해서 성모님의 집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성지’가 되었습니다. 교회는 예루살렘에 있는 성모님의 집도 순례지로 인정하고 있으며 에페소에 있는 성모님의 집도 순례자들이 찾는 성지로 인정하였습니다. 교황님들도 성모님의 집을 방문하여 기도하였습니다. 성모님의 집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성모상’이 있습니다. 손이 없는 성모상입니다. 성모님의 손을 복원하기 보다는 우리를 위해서 기꺼이 손을 내어준 성모님을 생각하면서 손이 없는 성모상을 봉헌했다고 합니다. 저도 성모님의 집에서 미사를 봉헌하면서 3년 전에 하느님의 품으로 가신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어머니는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손이 아니라 심장까지도 내어 주실 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교구 인사이동으로 저의 소임지가 정해지면 언제나 먼저 그 성당에 가서 기도하였습니다. 어머니의 기도에 힘입어 저는 큰 어려움 없이 4개의 본당에서 보좌신부로 지낼 수 있었습니다. 본당 신부가 되었을 때입니다. 저는 어머니께 3년 동안 같이 지내자고 부탁했습니다. 아버지에게는 죄송했지만 어머니는 기꺼이 저와 3년을 지냈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기도와 따뜻한 사랑이 있어서 3년 동안 본당신부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성모님의 집에서 미사를 마친 후 한 자매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매님은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성모님은 아마도 예루살렘에 있는 예수님의 무덤을 떠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요한 사도도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무덤을 지켰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부활하셨기에 성모님과 요한 사도는 멀리 에페소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예수님의 부활을 확신합니다.” 저는 자매님의 묵상을 들으면서 공감이 갔습니다. 성모님은 신앙의 대상이 아닙니다. 성모님은 우리 신앙의 모델입니다. 성모신심은 결코 독자적인 것이 아닙니다. 성모신심의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님께서 있습니다. 성모신심이 향하는 곳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성모신심이 향하는 곳은 성령의 은사입니다. 성모신심이 향하는 곳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입니다. 성모님이 우리 신앙의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속이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진실합니다. 인정을 받지 못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인정을 받습니다. 죽어 가는 자같이 보이지만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벌을 받는 자같이 보이지만 죽임을 당하지는 않습니다. 슬퍼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늘 기뻐합니다. 가난한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많은 사람을 부유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모범으로 보여주었던 삶입니다. 성모님은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삶 속에서 보여 주었습니다.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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