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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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3-06-19 | 조회수387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2023년 06월 19일 월요일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여섯 가지 대당 명제(지난주 목요일 묵상 참조) 가운데 다섯 번째 가르침에 해당하는 오늘 복음 말씀은 복수에 관한 규정을 다룹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예수님께서 인용하신 탈출기의 전체 구절은 이렇습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화상은 화상으로, 상처는 상처로, 멍은 멍으로 갚아야 한다”(탈출21,24-25). 동태 복수법이라 일컫는 이 규정은 잔인한 보복을 강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법의 취지는 지나친 보복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상해를 입은 사람이 복수심에 불타서 자신이 입은 피해 이상의 보복을 벌일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합당한 보복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규정임에도, 예수님께서는 그것이 지닌 폭력성을 지적하시며 아예 복수를 포기하라고 주문하십니다. 오히려 자신의 오른뺨을 친 사람에게 다른 뺨마저 내주라고 하십니다. 많은 사람이 오른손잡이임을 감안하면, 누군가의 오른뺨을 때리는 것은 손바닥이 아니라 손등을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는 대단히 모욕적인 행동이었습니다. 그런 참기 힘든 모욕을 당하고도 그 사람에게 왼뺨마저 내밀라는 것은 상대방의 의사에 자신을 완전히 내맡기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속옷을 달라는 자에게 겉옷까지 내주고, 천 걸음을 함께 가자고 강요하는 자에게 이천 걸음을 가 주라고 하십니다. 달라는 대로 주고 바라는 만큼 꾸어 주라시니, 아니 그보다 더 얹어 주라고 하시니,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여야 할까요?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당신 자녀들에게 바라시는 모습이고, 그러한 마음을 지닌 이들이 바로 하늘나라의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러한 주문의 밑바탕에는 어제 우리가 함께 묵상한 말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10,8). 거저 얻었기에 남에게 주는 것을 아깝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저 주는 사람이 세상에서는 호구 취급을 받을지언정, 하늘나라에서는 큰사람 대접을 받을 것입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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