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 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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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3-06-28 | 조회수531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 마태 7,15-20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항해사는 바람의 방향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배의 돛을 원하는대로 조정할 수는 있습니다. 정원사는 꽃이 피고 지는 일을 제 뜻대로 행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꽃이 활짝 피어나도록 사랑으로 가꿀 수는 있습니다. 사람은 비가 내리게 하거나 멈추게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산을 미리 준비할 수는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서는 사람은 스스로 삶의 희망을 만들어 갑니다. 할 수 없다고 쉽게 포기하는 사람은 스스로 절망의 구렁으로 들어갑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좋은 나무’로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당신께서 창조하시고 나서 ‘참 좋았다’고 감탄하실 정도로, 그분의 선한 의도에 걸맞게 창조된 우리들입니다. 그런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고자 노력하다보면 자연스레 좋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며 챙겨야 할 것은 그분께서 나를 만드신 목적과 의도를 찾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만드신 목적은 당신 자신을 위한게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잘 되게’ 하시기 위해, 우리로 하여금 삶의 참된 기쁨과 행복, 의미와 보람을 찾아 누리게 하시기 위해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삶의 목표를 심어주신 겁니다. 그러니 지금 힘들고 괴롭더라도 그 목표에 찾아 도달하는게 중요합니다. 물론 하느님은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도 중요하게 여기시고 어여삐 보시는 분입니다. 그러나 목표에 대한 탐구와 노력 없이, 그냥 ‘과정이 중요하다’고, ‘지금을 즐기는데에 의미가 있는거’라고 자꾸 현재의 상태에 적당히 만족하고 안주하려고 든다면, 그건 주인에게 받은 탈렌트를 그냥 땅에 묻어놓았던 그 종의 어리석음을 반복하는 일이 됩니다. 우리를 ‘하느님 나라’라는 목표로 인도하는건 ‘삶’이라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즐겁고 기쁘게, 의미있게 만드는건 목표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내가 걸어온 과정은 그저 힘들고 괴로웠던, 아쉬움과 후회만 가득한 ‘고행길’로 남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좋은 열매’를 맺어야 함을 거듭해서 강조하십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하느님께서 내 안에 심어주신 뜻을 간직하고 실천하여 최고의 열매를 맺도록 노력하라고 하십니다.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처럼 악인은 변화될 수 없다거나 선인은 결코 나쁜 길로 빠지지 않는다는 ‘운명론’이 아닙니다. 사람이 하느님 뜻을 거스르는 타락한 생활을 하는 도중에는 회개와 구원이라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악하게 살았더라도 선으로 돌아선다면 구원받을 수 있지만, 예전에 선하게 살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하느님 뜻을 거스르며 욕망이 이끄는대로 악하게 살고 있다면 스스로 하느님의 손길을 거부하기에 구원받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하느님의 뜻을 믿고 받아들이며, 그분 뜻이 내 삶을 통해 실현되도록 온전한 순명과 적극적인 사랑을 실천해야겠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삶의 참된 기쁨과 행복이라는 열매를 가득 안고 하느님 나라로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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