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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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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04 조회수787 추천수6 반대(0)

순례 중에 가이드로부터 비잔티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비잔티움은 교회의 역사에서 중요한 도시입니다. 로마의 박해로부터 종교의 자유를 얻었던 교회는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습니다. 교회에 자유를 준 로마의 황제는 콘스탄티누스 황제입니다. 그 황제가 로마의 수도를 옮기면서 비잔티움을 콘스탄티노플로 이름을 바꾸었고 그 때 세워진 교회가 성 소피아 성당입니다. 가이드는 비잔티움의 역사를 이렇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리스에 비자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는 고향에서 살기 어려워서 새로운 세상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때 신탁을 받았는데 신탁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눈 먼 이들이 사는 마을의 건너편으로 가서 공동체를 세우면 된다,’ 비자는 눈 먼 이들의 마을을 찾아 다녔지만 어려웠습니다. 함께 고향을 떠난 사람들도 불평과 불만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도착했는데 건너편의 동네가 훨씬 살기 좋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 때 비자는 깨달았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눈은 뜨고 있었지만 건너편 마을이 훨씬 살기 좋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구나.’ 그리고 비자는 건너편 마을로 가서 공동체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비자가 세운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비잔티움이라는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저는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 너희가 눈먼 사람이었으면 오히려 죄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너희가 우리는 잘 본다.’ 하고 있으니, 너희 죄는 그대로 남아 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선포하시고, 하느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 이전에도 예언자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 이전에도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의 눈으로, 계명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율법과 계명의 눈으로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복음을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율법과 계명의 눈으로는 예수님께서 전하시는 하느님나라를 제대로 볼 수 없었습니다. 성공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찾는 눈으로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복음을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근심과 두려움 그리고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눈으로는 예수님께서 전하신 하느님나라를 제대로 볼 수 없습니다. 소돔과 고모라에는 눈을 뜬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눈 먼 이들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의로움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눈 먼 이들의 도시에서 새로운 비잔티움을 보았던 것은 아브라함입니다. 소돔과 고모라를 떠나서 새로운 비잔티움을 보았던 것은 롯입니다. 안타깝게도 롯의 아내는 새로운 비잔티움을 보았지만 소돔과 고모라에 머물러서 소금기둥이 되고 말았습니다.

 

성지순례의 목적은 빛바랜 교회의 유적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성지순례의 목적은 새로운 비잔티움을 찾으려 했던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눈 먼 이들의 도시를 떠나 새로운 꿈과 희망을 찾아 나섰던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복음의 기쁨으로 이코니아에, 안티오키아에, 스미느라에, 에페소에, 필립비에, 테살로니카에, 고린토에, 아테네에, 로마에 새로운 비잔티움을 세웠습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을 구세로로 믿고 따르는 공동체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신앙생활의 목적은 눈 먼 이들의 도시에서 내가 비잔티움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는 구원의 방주는 세상의 재물과 권력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희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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