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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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07-04 | 조회수741 | 추천수7 | 반대(0) |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교구 사제 모임을 마치고 멀리 남부에서 온 신부님들이 뉴욕에서 며칠 더 머물렀습니다. 제가 뉴욕에 있기 때문에 잠시 뉴욕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듣고 나름대로 신부님들이 뉴욕에서 머무는 동안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였습니다. 숙소는 신문사에 마련하였습니다. 첫날은 부르클린 다리를 건너보고, 밤에 야경을 보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손님들이 오면 모시고 다녔는데 모두들 좋아하였습니다. 둘째 날은 ‘타임 스퀘어’를 중심으로 ‘센트럴 파크’까지 걸어보려고 하였습니다. 뉴욕의 맛과 멋을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신부님들이 원하는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먼저 아침미사를 같이 할 수 있는 성당을 원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날은 ‘예수성심 대축일’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사제성화의 날’로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퀸즈성당에 부탁을 드렸고, 우리는 ‘예수성심 대축일’ 미사를 함께 봉헌하였습니다. 신부님들은 제가 주일 미사를 봉헌하는 ‘부르클린 한인성당’에도 가보자고 하였습니다. 저는 신부님들에게 제가 미사를 봉헌하는 성당을 보여주었습니다. 신부님들은 성당에서 조배하였고,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멋있다고 하였습니다. 저의 기대와 예상을 벗어난 신부님들은 뉴저지에 있는 ‘뉴튼수도원’엘 가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뉴욕에서 2시간 넘게 이동하는 거리에 있는 수도원입니다. 원장 신부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본인은 독일로 성지순례 중이라고 하면서 그래도 수도원 방문을 환영한다고 하였습니다. 수도원에서는 신부님들을 위한 식사를 마련해 주었고, 부원장 수사님께서 뉴튼수도원의 ‘역사’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뉴튼수도원에는 ‘마리너스’ 수사님의 무덤이 있습니다. 마리너스 수사님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의 주인공이었습니다. 6.25 전쟁 당시 화물선의 선장이었던 수사님은 흥남부두에서 피난민 1만 4천명을 배로 탈출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12월 23일에 흥남부두를 출발한 배는 12월 25일 성탄절에 무사히 거제도로 입항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였던 선장님은 미국으로 돌아와 수도자가 되었고, 평생 뉴튼수도원에서 지내다가 선종하였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신부님은 ‘성극 모세’를 관람했던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성극을 보기 전까지는 모세는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성극을 보면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었던 고뇌에 찬 인물이었음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모세의 지팡이가 뱀이 되었다가 다시 지팡이가 되는 것을 보면서 주교님의 지팡이는 악의 유혹을 물리치는 도구임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모세는 10가지 표징을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약속의 땅으로 이끌었는데 마지막 표징은 ‘어린양의 피’였습니다. 결국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는 것은 놀라운 업적과 능력이 아니라 ‘어린양의 피’였음을 알았다고 했습니다. 저도 지난 5월에 ‘성극 모세’를 보았지만 그런 묵상은 못했습니다. 다만 모세와 예수님의 삶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모세가 두 팔을 벌리면서 바다가 갈라지고 이스라엘 백성은 마른 땅을 건너 약속의 땅으로 나갈 수 있었는데 이는 사제가 미사를 마치면서 팔을 벌려 강복을 주면서 교우들을 파견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였습니다. 모세는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으면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냈듯이 우리들도 하느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는다면 반드시 약속의 땅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 성극이 주는 교훈이라고 하였습니다. 피정 중에 강의를 듣는 것처럼 은혜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를 기억하는 축일입니다. 천상에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뉴욕에 머물렀던 ‘사제들’을 보았다면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 ‘사제성화의 날’에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은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사제들에게 있어 결코 변할 수 없는 본질적인 측면은, 오늘의 사제나 내일의 사제 모두 그리스도를 닮아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사제는 하느님께서 교회를 통해 맡겨주신, 성사를 집행하는 그리스도의 대리자입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제 한명 한명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또 하느님께서는 그 사제 한명 한명을 통해 교회와 신자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불러주신 소중한 소명을 다시 한 번 음미해보고, 부르심을 받들어 가슴 벅차오르게 응답했던 그 체험과 열정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어제의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봉헌하였듯이, 오늘의 사제들도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가 보여주었던 ‘수선탁덕’의 길을 충실히 걸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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