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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닮의 여정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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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09 조회수517 추천수5 반대(0) 신고

예닮의 여정

-기도, 배움, 평화-

 

 

 

참 사람되기 힘듭니다. 가장 어렵고 힘든 평생 공부가 참 사람되는 공부입니다. 하루 이틀 몇날에 끝나는 공부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평생 공부가 참 사람되는 공부입니다. 이래서 제가 즐겨 쓰는 인사말이 “성화되십시오”입니다. 그래서 인생광야여정 셋중 하나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닮아 성인이 되느냐 세상 것들에 중독되어 폐인이나 괴물이 되느냐 셋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또 주님 앞에 갔을 때도 주님은 우리 얼굴을, 마음의 얼굴을 검사할 것입니다. 주님을 닮은 참나의 얼굴인지 하는가입니다. 어제 가톨릭신문에서 이색적인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대로 일부 인용합니다. 311일 1만km 거리 완주하여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만난 마라토너 원불교 신자 강명구(66)씨에 대한 기사입니다.

 

“지난 6월28일(현지시간) 평화마라토너 강명구씨가 교황청을 방문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판문점에서 미사집전을 요청했다. 그가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만나기까지 뛴 거리는 1만km 총 311일이 걸린 그의 여정에는 평화를 염원한 전 세계인의 염원이 함께 했다. 

 

지난해 8월21일 제주에서 출발한 강씨는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인도등 아시아 대륙을 거쳐 유럽 대륙과 바티칸까지 총 16개국을 달렸다. ‘One World, One Korea, One Peace’라 적힌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를 단 수레를 끌고 300여일을 쉬지 않고 달렸다.

 

30년전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했던 그가 멀리 떨어져 있는 남북한의 평화를 염원한 이유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황해도 송림이 고향이셨던 아버지는 늘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런 아버지의 외로움을 보고 자랐기에 분단은 그에게 큰 아픔이자 외면할 수 없는 문제였댜.

 

2017년 9월 ‘평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첫 여정, 네델란드에서 시작해 중국과 신의주를 넘어 판문점에 들어올 계획이었지만 북한의 허가를 받지 못해 중국 단동에서 마라톤을 마무리했던 그는 포기하지 않고 6년만에 다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마라톤을 시작해 프란치스코 교황님 알현이란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놀라운 열정, 한결같은 투혼의 열정이요 평화에 대한 초인적 염원에 갈망입니다. 정말 참 사람되기 위한 우선적 조건이 이런 한결같은, 끊임없는 갈망에 열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주님을 닮은 참된 참나의 삶을 살 수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오늘 말씀에서 저는 예수님을 닮은 참된 사람이 되기 위한 세 요소를 찾아냈습니다. 

 

첫째, “기도의 사람”입니다.

제가 볼 때, 종파를 초월하여 위 강영구씨 기도의 사람입니다. 1만km 311일 말그대로 기도의 여정이었습니다. 삶자체가 몸자체가 기도였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처럼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육에 따라 살도록 육에 빚을 진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가 육에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힘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 바오로의 말씀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성령의 힘, 기도의 힘, 영혼의 힘입니다. 끊임없이, 한결같이, 간절히, 항구히 기도할 때 비로소 성령의 힘, 영적 힘, 내적 힘입니다.

 

오늘 복음은 공관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하나뿐인 찬양기도이자 감사기도입니다. 무려 복음에 아버지란 호칭이 8회 나옵니다. 보통 우리는 어머니를 많이 부르는데 예수님은 아버지란 호칭을 즐겨 부르셨던 듯 합니다. 원래는 아람어로 우리에게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아빠!”입니다. 

 

얼마나 하느님 아빠와 깊은 친교와 일치 관계에 있던 예수님인지 감지됩니다. 하느님 아빠와는 거리가 없이 하나였던 부자관계임을 봅니다. 정말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아빠라 부르며 기도하기가 소원입니다.

 

“아빠,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빠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빠! 아빠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아버지를 아빠로 바꿔 써봤습니다. 대지大智가 대우大愚입니다. 참으로 아빠 하느님을 사랑할 때 철부지들이, 거룩한 바보들이 될 것입니다. 이런 이들에게 계시되는 하늘나라의 신비입니다. 아빠와 예수님의 관계가 가히 독보적입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을 날로 닮아갈 때 아빠와의 이런 독보적 관계임을 체험할 것입니다.

 

“나의 아빠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 주셨다. 그래서 아빠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아빠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외에는 아무도 아빠를 알지 못한다.”

 

문득 제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가정형편상 거의 아버지란 호칭을 불러 보지 못했기에 아버지란 호칭이 참 저에게 낯설었고 어색했는데 사제가 되고부터는  매일 미사중 미사경문을 통해 원없이 불러보는 아버지란 호칭입니다. 

 

부질없는 생각이지만 강론쓰는 이 시간에, 정말 하느님 아빠를 닮은 아버지도 한 번 되어보고 싶다는 뜬금 없는 생각도 불끈 드네요. 평생 아버지란 호칭을, 어머니란 호칭을 들어보지 못한 독신의 남녀도 참 많을 것입니다. 참으로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아버지란, 어머니란 호칭을 처음 들었을 때의 감격도 참 크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마침 어제 어느 자매가 사위가 교회의 5주간의 “아버지 학교”를 잘 수료하게 해달라 미사를 신청했는데 아버지 학교는 5주간이 아니라 평생이란 생각이 듭니다. 자녀의 아버지인 이상 평생 아버지 학교에서 아버지되는 공부이니 평생 하느님 아빠로부터 너그럽고 자비하신 아버지가 되는 공부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둘째, “배움의 사람”입니다.

평생 배움의 여정입니다. 참으로 훌륭한 사람은 평생 배움의 여정에 충실한 겸손과 순종의 사람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갈망과 배움에 대한 사랑을 지닌 사람이 정말 참사람입니다. 삶은 사랑의 학교, 섬김의 학교, 겸손의 학교등 끝이 없습니다. 배움을 중단하면 괴물도 폐인도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선택-훈련-습관이라 했으니 바로 인생 학교에서 이뤄지는 학습과정입니다.

 

성 베네딕도는 자신의 수도공동체를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라 정의했습니다. 인생학교는 졸업이 없습니다. 죽어야 졸업인 평생학인이 우리 믿는 이들의 신원입니다. 예수님 역시 평생 배움터에서 자기 멍에를 메고 온유하고 겸손하신 자기를 배우라 하십니다. 당신 배움터의 학교로 초대하시는 주님이십니다. 모두가 무상교육에 초대 대상입니다. 입학만 있고 졸업이 없는 평생학교에서 평생학인의 삶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참 안식은 주님의 공동체 학교에서 평생학인이 되어 주님의 멍에를 메고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울 때입니다. 무지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제 멍에와 제 짐으로 고생하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날로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워가면서 점차 내 불편한 멍에는 주님의 편한 멍에로, 내 무거운 짐은 주님의 가벼운 짐으로 바뀔 것이며, 주님을 닮은 참나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이 펼쳐질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진짜 변화요 기적입니다.

 

셋째, “평화의 사람”입니다.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입니다. 평화에 대한 염원이 원불교 신자 강영구씨를 초인적 마라토너로 만들었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입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 참으로 행복한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즈카르야 예언은 마침내 우리의 평화, 예수님을 통해 실현됨을 봅니다. 딸 시온이, 딸 예루살렘이 상징하는바 평화를 갈망하는, 추구하는 우리들입니다.

 

“딸 시온아, 한껏 기뻐하여라. 딸 예루살렘아, 환성을 올려라. 보라, 너의 임금님이 너에게 오신다. 그분은 의로우시며 승리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은 겸손하시어 나귀를,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 그분은 에프라임에서 병거를, 예루살렘에서 군마를 없애시고, 전쟁에서 쓰는 활을 꺾으시어, 민족들에게 평화를 선포하리라.”

 

평화와 기쁨이 한 세트입니다. 참으로 주님을 닮아갈 때 평화와 기쁨의 사람입니다. 아 이런 주님을 닮은 참 평화의 지도자를, 대통령을 보고 싶습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차별 살상무기 접속탄을 지원하기로 했다 합니다. 조 바이던 대통령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입니다. 참 평화를 사랑하는 용기있고 지혜로운 실천력 있는 지도자들의 탄생을 기도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참 평화와 기쁨을 선사하십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지칠줄 모르는 기도의 사람, 배움의 사람, 평화의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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