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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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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16 조회수650 추천수5 반대(0)

성지순례 중에 베네치아에 가는 일정이 있었습니다. 배를 타고 성 마르코 성당으로 가던 중에 스마트 폰의 화면이 멈추었습니다. 예전에도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참 난감했습니다. 액정을 고치는데 1달 정도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다른 스마트 폰을 빌려야 했습니다. 사진도 찍고, 문자도 확인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거라 생각하니 마음에는 거센 풍랑이 불었습니다. 미사를 봉헌하고 강론도 해야 하는데 마음은 온통 스마트 폰이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음을 비우고 뉴욕에 가서 고치기로 했더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주위에 있는 분들이 사진도 찍어주었고, 미사도 잘 봉헌했습니다. 음악을 연주하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니 한국음악을 신청하면 연주해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신청했습니다. 감미로운 한국 노래를 들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니 이번에는 도라지와 아리랑을 연주해 주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베니스의 성 마르코 성당 광장에서 한국의 음악을 들었고, 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풍랑에 떨고 있던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왜 그렇게 두려워하느냐? 내가 너희들 곁에 있지 않느냐?”라고 하셨습니다. 근심을 털어버리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스마트 폰을 충전기에 연결하니 전원이 들어오면서 화면이 켜졌습니다. 스마트 폰은 액정이 고장 난 것이 아니고 전원이 방전 된 것이었습니다. 화면이 켜지면서 제 마음도 평온해 졌습니다.

 

예전에 이순신 장군의 명량을 보았습니다. 주인공 최민식의 연기와 실감나는 해상 전투 장면도 기억에 남지만 제 마음을 움직인 것은 두려움이었습니다. 압도적인 힘을 가졌지만 일본군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과의 전투에서 모두 패했기 때문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모함으로 감옥에 갇혔고, 겨우 풀려났지만 배는 고작 12척만 남아 있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부하들에게는 두려움이 팽배했습니다. 일본에서 300척이 넘는 배가 다시 왔고, 이번에는 결코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가득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부하들이 머물던 집을 모두 태워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 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다. 살려고 하는 자는 죽을 것이고, 죽으려고 하는 자는 살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말을 들은 부하들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영화 말미에 아들이 이순신 장군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습니까?” 그러자 이순신 장군은 이렇게 말합니다. “두려움은 상대방에게도 있기 마련이다. 우리 안에 있는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만 있다면 우리는 능히 이길 수 있다.” 명량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습니다. 화약을 가득 실은 배에 남편이 있었고, 그 배는 이순신 장군이 있는 대장선을 향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육지에 있던 아내는 그 배를 향해 포탄을 쏘라고 신호를 보냈습니다. 비록 남편은 죽을지라도 이순신 장군의 대장선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육지에 있는 백성들은 모두 옷을 흔들어 신호를 보냈고, 남편은 화약을 실은 배와 함께 장렬하게 전사합니다.

 

오늘 성서 말씀은 두려움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의 파라오는 히브리인들을 억압하고, 남자 아이들을 강물에 던져서 죽게 하였습니다. 파라오가 그릇된 판단을 하게 된 원인은 두려움이었습니다. 두려움은 나와 상대방을 갈라놓고, 불신의 벽을 쌓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두려움을 넘어서는 기준을 이야기하셨습니다. 그것은 가족을 넘어서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지금 당장의 이익을 넘어서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신 기준은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부귀함도, 건강도, 생명도 내어 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의 강을 건너 영원한 삶에로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을 넘어서면 마음에 위로가 오고, 그것이 지속됩니다. 반면에 두려움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합니다.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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