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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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07-18 | 조회수783 | 추천수5 | 반대(0) |
성지순례를 하면서 말씀카드를 만들어서 나누어 주곤 합니다. 지난번 이스라엘 성지순례에서는 요한복음 14장 27절을 뽑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제가 가톨릭평화신문을 만들기 때문에 ‘평화’에 대한 성경 말씀을 뽑은 것 같았습니다. 저는 좋은 기사와 교회의 가르침을 전하면서 독자들에게 ‘평화’를 주겠다고 묵상했습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는 원하는 것을 채우는 것이라면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진다면 환난과 시련이 있을지라도, 고통과 아픔이 있을지라도 흔들리지 않는 평화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이탈리아 성지순례에서는 루카복음 12장 15절을 뽑았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사실 그즈음에 고민이 있었습니다. 4년간 팬데믹의 시간을 보내면서 신문사의 재정에도 손실이 있었습니다. 저는 8월부터 신문사에서 급여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직원들도 주 4일 근무에서 주 3일로 근무시간을 조정하면서 급여를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며칠 동안 마음고생이 있었습니다. 성경말씀을 뽑으면서 제 마음에도 평화가 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고통 받고 있는 것을 아셨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모세는 이제 하느님과 함께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으로 이끄는 사명을 받습니다. 이것이 구약의 ‘파스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신약의 파스카입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는 신약의 파스카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율법과 계명’이라는 ‘틀’에 갇혀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표징을 보았으면서도 인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누렸던 ‘기득권’이 사라질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라고 고백했을 때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 대한 ‘시기와 질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헤로데는 동방박사들로부터 메시아가 왔음을 들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파라오가 히브리인들의 아들을 죽였던 것처럼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를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어렵게 쌓아왔던 권력을 빼앗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로마의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하였습니다. 권력에 취해서 ‘진리’를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신약의 파스카를 알아본 사람들이 있습니다. 양을 치던 목동들입니다. 양을 돌보는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에 아기 예수님께 경배드릴 수 있었습니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입니다. 율법과 계명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헤아렸기에 아기 예수님께 ‘선물’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갈릴래아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들입니다. 그물과 배를 버리고 예수님을 따를 수 있었던 순수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관장 자캐오입니다. 자신의 재물을 기꺼이 이웃에게 나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캐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이 집은 구원 받았습니다.” 오랜 동안 하혈하는 여인은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지면서 하혈이 멈추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의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박해하였던 바오로도 신약의 파스카를 받아들였습니다.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따뜻한 마음이 있다면, 진리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 순수한 마음이 있다면, 가진 것을 나누는 헤아림이 있다면, 절박한 믿음이 있다면, 잘못을 뉘우치는 회개가 있다면 우리는 모두 신약의 파스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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