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이나 영국 등지의 생각에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언어에 있어서 영어는 주어와 동사가 나오고 그 후에는 그것을 타당케 하는 절차가 나옵니다.

그러나 우리말과 글은 주어가 나오고 동사로 가는데 있어서 수 많은 절차를 거쳐서 동사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는 한참을 얘기하면 “그러니까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이야?”라고 하거나 “다 듣고 말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는 주어가 나오고 동사가 나오니

이미 하고자 하는 말은 즉 결론은 났고 그 후의 말은 그렇게 된 이유를 대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나 법원의 판결문은 주문이 있고 그 다음에 이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어떤 절차의 중요성을 많이 거론합니다.

법을 만드는 것에 있어서도 결론을 바로 내리지 않고

절차를 거쳐야 하는 중요성을 띤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것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결론짓고 이유를 대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 듣고 말해." 라는 절차입니까?

저희 아버지께서는 “떼 놈들은

때도 많고 갖다 붙이는 데 선수여.”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이를 낳으리라고 말씀하시고 그렇게 되는 이유를 말하는 것과

예언자를 통하여 이미 결론을  짓고 그 절차로 말씀을 성취하시는 것이니, 저는 우리나라 말을 매우 중요시하는 데도 불구하고 영미권의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절차보다는 결론을 내고 그 이유를 말하는 것이니 어쩌면 절차는 별 생각없이 받아 들이는 것과 같습니다.  

"우선 결론 짓고 말해."  이러한 말씀을 드리면 저와 반대되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저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라는 명제를 두고 말씀드리는 연역법인 사고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분들이여!  우리는 구체적인 사실을 하나 하나 들어야 믿는 귀납법적인 사고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나는 나다." 라는 확고한 명제를 두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은 귀납법에 아주 길들여져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조상 때부터 내려온 것이니 내 나라 내 민족의 것을 확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다른 것을 살펴보아 우리 것으로 변화시켜 받아들여야 합니다. 

달팽이가 그를 찾아가듯이  우리는 있었고 있는 것을 반추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