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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과 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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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27 조회수496 추천수1 반대(0) 신고

 

사랑과 순종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삶에서

사랑의 우선권 이야말로
그리스도인 으로서 짊어져야 할

다른 의무들에 대한

 열쇠를 제공한다.
교회는 외적인 법과 규범들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조직적인 규범과

 예식과 교도권을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
교회 안에는 교계 제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이 모든 것의

존재 이유인 사랑 가운데

일치를 지향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게 된다면 우리는 교회와

교회가 추구하는 삶에 대해 

매우 왜곡된 개념을 갖게 될 것이다.
교회의 법과 조직이 사랑의 내적인

삶을 보존하기 위해 있다는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그 법은 무용지물이다. 

그렇게 되면 그리스도인의 삶은

피상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그 법을 피상적으로 준수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비록다른

그리스도인들과 진지하고도 겸손되이
헌신적인 애덕(charity) 안에서

일치하지 않더라도 만족할 것이다.

 이런 이들은 피상적인 법과 조직에

몰두한 나머지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애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조차잊게 된다. 
그것은 결국 순수한
성화를 

불가능하게 만드는데,
거룩함이야말로 충만한 삶
넘치는 사랑

그리고 우리 안에숨어 계신 성령의 

발산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적 사랑은 

분명히그리스도적 순종을 요구한다.
사랑 안에서 이루어지는 더 완전한

차원적 의지들의 결합은순종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초적인의지들의 

결합 없이는 불가능하다,
순종을 배제한 채 사랑만을

강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사랑과 순종이 

마치같은 것인 양 사랑의

실천을순종만으로

생각하는 것 역시잘못된 것이다.

 사랑은 순종보다 더 깊은 그 어떤

것이지만  순종으로 내면의 영적

깊이를 열어 놓지 않는 이상 사랑은

피상적이고 감상적이며 감정적인

것으로만 남아 있게 된다.
순종은 사랑이 극단적인

형식주의가 갖는 격식들로부터 

빠져 나올 수 있는 힘을 준다.
순종이 없으면 우리의 애덕은

주관적이고 불확실한 것이 될 것이다.
사랑의 힘이 교회 안에서 교회를 위하여

하느님의 뜻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규범이 필요하다.

순종은 우리에게 이러한 객관적인

기준들을 제시해 준다.
일상의 삶에서 잊혀지고 있는

단순하고 기초적인 이 같은 원칙들을

기억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거룩함이 그리스도인들에게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한 이상으로

보이는 것은 이러한 참다운

전망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적 거룩함의

가장중요한 요소인 사랑을

잃어버리고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길이 멀고 내밀한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앞에있는 것임을 망각한다면, 

그리스도인의삶은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그러한 삶은 그리스도께서 복음에서

제시하신 단순함과 일체성을 잃어버리게

되어 연관성 없는 개념들,

교리, 수덕의 원칙들,도덕적 사례들, 
심지어 법률적이고 전례상의 기술적인

문제들이  얽히고 설킨

미로가 되어 버릴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를 서로 일치시키며

그리스도께로 향하게 하는 애덕과의

연결이 약해지는만큼 이해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우리는 정리도 안 되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영성 생활의 복잡함과

난해함에 당황하여 진정한 그리스도적

거룩함을 무슨 섬세한 수행원칙같은

것으로 받아들여 전문가만이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고믿어 버리게 된다.
분명 신학적인 지식과 수덕 생활의 
경험은 

그리스도적 사랑의 삶에 도움이 된다. 

또한 법과 전례적인 규범이 그리스도인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알기 위해 

충분히공부하는 것 역시 유익한 일이다.

 그러나 이 모두가 12세기 시토 수도회

작가였던 페르세느의 아담이 말하듯 

 "법은 단지 우리를 구속하고 

의무를지우는 사랑

(Lexest amor qui ligat et obligat)

일 뿐" 이라는 사실에 

귀착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리스도적 삶 안에서 사랑의

중요성을잊음으로써 생기는 혼란과

오해는 우리에게 환멸감을 안겨 주어 

거룩해지기는커녕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는 것 자체를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우리의 이상은

자칫하면 쉽게 패할 수도 있는 격렬한

시험을 당하게 된다.
이 시험은 '더 많은 노력'이나

'의지력'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와는 반대로 지성적이며 

영적인빛이야말로 성화의 소명과

심지어는 그 사람의 신앙 자체를

구원하는 가장중요한 요소가 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리가 없는 '의지력'은 효과적이지 못하고

진리가 없는 사랑은 감상에 불과하다.
「삶과 거룩함」에서
Thomas Merton 지음  남재희 신부 옮김
-

-생활성서 펴냄-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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