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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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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27 조회수418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727. 연중 제16주일 목요일.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마태 13,12)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제일 먼저 선포하고 가르치신 것이 “하늘나라가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늘에 대한 것을 땅에서 가르치셨으니, 사람들이 잘 알아듣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가르침을 일상생활의 낯익은 사물이나 상황으로 예를 들어 쉽게 비유로 설명하셨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지 않고는 ~아무것도 말씀하시지 않으셨다.”(마태 13,34)라고 할 정도로 비유를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이 예수님께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마태 13,10)하고 여쭙자, 먼저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마태 13,11)
 
참 이상한 일입니다. 만약, 이 말씀대로라면 하느님께서는 군중들에게 하늘나라를 주시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는 말이 됩니다. 정말 그런 것일까요? 사실, 이 말씀은 “하늘나라”가 신비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하늘나라는 하느님께서 열어 보여주시지 않으면 인간 스스로가 알 수 없는 진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 “하늘나라의 신비”가 모두에게 가려져 있지는 않다는 말씀입니다. 곧 믿고 받아들이는 이들에게는 그 “신비”를 아는 일이 허락되어 있고, 반면에 믿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허락되어 있지 않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하늘나라의 은혜를 베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그 은혜를 거역하기에 허락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마태 13,12)

이는 마치 불공평한 처사처럼 여겨집니다. ‘가진 것을 나누어 아무도 가난한 사람이 없었다.’(사도 4,34)는 초대교회의 모습에 견주어보아도 너무도 빗나간 처사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불공평한 처사를 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똑같이 하늘나라를 가르쳐 주고 기적을 보여주시지만, 그들 스스로가 받아들이는 자는 더 받아들여 넉넉하게 되고,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마치 탤런트의 비유에서 말씀하신 것처럼(마태 25,28-29 참조),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고 가지지 못한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기에 되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비유로 말씀하시는 이유를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을 통해 밝히십니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서는 돌아와 내가 그들을 고쳐주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마태 13,14-15;이사 6,9-10)

위의 두 번째 문장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주어가 “그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그들을 고쳐주시기를 원하지 않으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로 자신들의 눈을 감고 귀를 닫았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곧 그것은 그들이 스스로 원하지 않고 거부한 완고함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하느님께서 파라오에게 완고한 마음을 주신 것(탈출 4,21)이 이집트인들에게 당신이 ‘하느님임을 알게 하시기 위함’이셨듯이(탈출 14,4.18).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하느님 백성의 눈과 귀를 닫는 것은 ‘진정한 하느님을 알게 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받아들인 제자들에게 선언하십니다.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마태 13,16)

이는 이미 온 ‘하늘나라’를 믿음으로 볼 수 있으니, 행복하다는 말씀입니다. ‘하늘나라가 이미 왔다’는 것을 듣고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미 이 땅에서 하늘나라를 믿고 있으니, 참으로 행복합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마태 13,13)
 
주님!
믿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주시어
하늘나라의 신비를 제 눈이 볼 수 있고, 제 귀가 들을 수 있게 하소서.
오늘도 도처에, 그리고 제 안에 벌어진 당신 사랑을 찬양하나이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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