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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물찾기 인생 여정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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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30 조회수398 추천수4 반대(0) 신고

보물찾기 인생 여정

-참보물이자 참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시편23,1)

 

착한 목자 주님은 우리의 참 보물임을 고백하는 시편 성구입니다. 부자들의 천국이 여기 수도원입니다. 수도원이야말로 살아 있는 보물 창고입니다. 수도형제들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살아 있는 참보물입니다. 마음의 눈만, 지혜의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살아 있는 주님의 선물들이자 보물들입니다. 보물을 찾을 때 누구나 부자로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말그대로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임을 깨닫습니다. 눈이 닫혀 있어 무지의 어리석음에 보물을 곁에 놔두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보물입니다. 보물 찾아 어리석게 밖으로 찾아나갈 것은 없습니다. 바로 지혜의 눈만 열리면 내 삶의 꽃자리 바로 여기 공동체가, 우리 각자의 마음밭이 보물이 숨겨져 있는 보물밭입니다. 누가 저에게 무슨 맛으로, 무슨 기쁨으로 살아가느냐 묻는 다면 저는 단연코 하루하루 날마다 보물찾는 기쁨으로 살아간다 말하겠습니다.

 

날마다 한밤중 일어나 보물찾는 설레는 기쁨으로 쓰는 강론입니다. 저에게는 하루하루가 새 하늘, 새 땅, 새 날의 선물이자 참보물입니다. ‘보물찾기’하면 생각나는 것이 초등학교 시절 봄, 가을 소풍때 소풍이 끝날 무렵 실시되었던 보물찾기 시간입니다. 예전 시골은 정말 살아있었습니다. 시골에서 50년대 초등학교 시절중 가장 설렜던 시간은 청백팀 경기로 이뤄진 가을 운동회와 봄, 가을 두 차례의 소풍이었습니다. 전날부터 밤잠을 설칠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 소풍이요 운동회날이었습니다.

 

소풍의 절정은 소풍이 끝날 무렵 보물찾기 놀이였습니다. 보물을 찾을때의 설레는 마음, 보물을 찾았을 때의 기쁨을, 또 때로 보물을 찾지 못했을 때 보물을 찾은 동무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쓸쓸해 하던 기억도 선명합니다. 보물이래야 숨겨진 종이 쪽지에 쓰여진 보잘 것 없는 상품들인데 그때는 정말 보물들처럼 여겨졌습니다.

 

보물찾기 놀이! 참 기막히게도 보물찾기 인생을 상징합니다. 보물찾기 인생인데 평생 보물을 찾지 못한, 가짜 보물만 찾다 끝난 인생이라면 그 인생 참 쓸쓸하고 한없이 허무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어제 저는 우리 수도형제들이 참보물임을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아니 눈만 열리면 이웃 형제 하나하나가 대체 불가능한 주님의 유일무이한 선물이자 보물이요 신의 한 수 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수도공동체에서의 감격스러웠던 체험을 잊지 못합니다. 수도형제들이 마르꼬 수사의 ‘무용담武勇談(?)’을 듣느라 온통 귀를 기울였습니다. 무려 8시간 동안 물이 나오지 않으니 공동체에 비상이었습니다.

 

제가 피정지도 하느라 온종일 형이상학形而上學의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던 시간에 마르꼬 수사와 인부 3명은 포크레인, 조정시스카이 붕대차를 동원하여 8시간 동안 형이하학形而下學 땅속의 일에 몰두했던 것입니다. 알고보니 20년전 심은, 이제 거목이 된 대왕참나무의 잔뿌리가 수도관 이음매의 빈틈으로 스며들어 커다란 뿌리로 자라나 수도관을 막았던 것입니다. 그 큰나무를 베어내고 뿌리를 살펴보다 발견했다 합니다. 수도관을 막고 자라난 뿌리는 길고 굵기가 큰 구렁이를 보는 듯 징그럽기까지 했습니다.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이 상호보완되는 공동생활의 귀한 진리를 깨달은 복된 지혜의 체험이었습니다. 수도원 경내에 관상수(觀賞樹)와 더불어 유실수(有實樹)도 있어야 하듯 공동체 역시 형이상학의 관상가와 더불어 필히 형이하학의 활동가도 있어야 합니다. 새삼 마르꼬 수사를 비롯해 함께 일에 참여했던 경륜과 지혜를 겸비했던 일꾼들이 정말 참보물처럼 느껴졌습니다. 마르코 수사에게 전한 감사와 위로, 격려의 메시지입니다.

 

“사람으로 하면 8시간 동안의 대외과 수술후 암을 제거한 쾌거快擧나 마찬가지로 정말 큰 수술 성공적으로 마치노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르코 수사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도원이 아무리 전통이 좋고, 환경이 좋아도 주님의 참보물이자 참선물인 수도자들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고 문닫아야 합니다. 아무리 거금을 주고도 스카웃 할 수 없는 주님의 참선물이자 참보물인 수도자들입니다. 그러니 참보물 수도자들이 모인 수도원은 부자들의 천국입니다. 참보물이자 참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과 하나되어 살기에 참보물, 참지혜가 되어 살아가는 수도자들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지혜이신 주님을 닮아갈수록 참지혜의 보물이 되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과 일치되어 사셨던 바오로 사도야말로 우리 교회의 참보물이자 참지혜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참행복의 참부자는, 참자유인은 그리스도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참 보물이자 참 지혜이신 주님과 함께 하기에 저절로 세상 것들로부터의 이탈이요 초연한 자유입니다. 이런 참보물인 주님을 발견했기에 세상 탐욕들로부터의 해방입니다. 바오로의 다음 고백에서 우리는 지혜의 절정을 발견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압니다. 하느님께서는 미리 뽑으신 이들을 당신의 아드님과 같은 모상이 되도록 하셨습니다.”

 

모두 주님을 닮은 참 보물로, 참 지혜로 불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저절로 샘솟는 찬미와 감사의 고백입니다. 바로 이런 깨달음에서 터져나온 고백입니다.

 

“주님, 당신의 저의 모두이옵니다.

저의 목자,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보물,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당신을 놔두고 어디로 무엇을 찾아가겠나이까

하루하루 살아 있음이 감사요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지금까지 내용들을 참고하면 오늘 말씀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제1독서 열왕기 상권에 나오는 솔로몬의 일화도, 복음의 하늘 나라 세 비유의 이해도 확연해 집니다. 겸손히 하느님의 지혜를 청한 하느님의 종 솔로몬은 참 지혜로웠습니다. 솔로몬의 청에 한없이 흡족해 하시는 주님은 지혜를 선물하십니다. 

 

보물이라고 다 보물이 아닙니다. 세상에 무지의 탐욕에 눈먼 이들은 얼마나 많이 가짜 보물을 참 보물로 착각하여 내적 공허의 껍데기 삶을 살아가고 있는 지요! 솔로몬의 선택이 얼마나 기막힌 선택이었는지 주님은 지체없이 응답하십니다.

 

“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자, 이제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참 보물인 참 지혜는 그대로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최고의 참 보물, 참 지혜의 선물은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오늘 복음의 하늘 나라의 두 비유, 보물비유와 진주장사꾼 비유중 보물이, 진주가 상징하는 바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그대로 참 보물이자 참 진주인 주님을 만나 모든 것을 버리고 수도원에 온 우리들을 상징하는 비유처럼 들립니다.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 참 보물은, 참 진주는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이 보물을 발견한 기쁨에 모두를 버리고 주님을 따라 나선 사도들이요 제자들이요 끊임없이 이어지는 성인성녀들이요 우리들입니다. 참 보물이신 주님을 발견하여 모셨을 때 비로소 무지와 허무로부터의 해방이요 텅빈충만의 기쁨에 행복입니다. 결국 인간의 근원적 배고픔과 목마름은 참 보물을 찾는 갈망임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그물의 비유도 참으로 심오합니다. 아무도 하느님의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그물을 걷어 올리는 날이 바로 죽음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그물망안에 있는 인생임을 깨닫는 다면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하루하루 처음처럼 마지막처럼 지혜롭고 착하게 살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를 향해 물으십니다.

 

“너희는 이것들을 깨달았느냐?”

 

참보물, 참지혜가 그리스도 예수님, 바로 당신임을 깨달았느냐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이들은 참으로 분별력의 지혜를 지닌 매사 자유자재, 능수능란한 자들임을 확언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보물찾기 인생, 한 두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날마다 새롭게 찾아 발견해야할 참보물 주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 인생은 참보물찾기의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보물인 주님을 모시는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우리 모두 참보물 주님을 모시고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되어 자유자재한 자유인이 되어 참 지혜롭고 참 행복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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