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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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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31 조회수306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 마태 13,31-35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내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땜에 내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 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 질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에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있진 않겠죠 
큰것도 아니고 아주작은 한마디 지친나를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곳에 함께가야 할 사람 그대 뿐입니다.]

노사연이 부른 <바램>이라는 노래의 가사입니다. 팍팍한 세상살이에 사는게 힘들고 괴로워도 내 가슴 아픈 사연을 귀기울여 들어주고, 지친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이가 있다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그의 존재를 통해 나는 무심하게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무의미하게 늙어가다 사라져버리는 허무한 존재가 되지 않고, 삶의 의미와 기쁨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날마다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노래하고 있지요. 이 노래에서는 참된 사랑을 통해 어제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된다는 희망을 ‘익어간다’는 말로 표현하는데 그 단어가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하루 하루 무의미하게 늙어가는게, 나라는 존재가 점차 소진되다 결국 사라지고 마는게 인생이라면 참으로 허무할 겁니다. 하지만 사랑이 있기에,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존재가 있기에 우리 삶은 결코 허무나 절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의 사랑이 있기에 나는 산전수전 다 겪으며 살아온 시간만큼 제대로 숙성되어 누구보다 깊은 맛을 내는 ‘장’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와 ‘누룩’에 빗대어 설명하십니다. 이 둘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요. 하지만 겨자씨가 싹을 틔우고 자라면 큰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안에 거처를 마련하게 된다고 하십니다. 또한 누룩이 아주 작은 양이라도 밀가루 속에 섞이면 밀가루 반죽을 크게 부풀려 빵을 더 부드럽고 맛있게 만들어준다고 하십니다. 사람들은, 특히 사이비 교주들은 ‘하느님 나라’를 모든 조건들이 풍족하게 갖추어져서 구성원 모두가 충만한 기쁨을 누리는, 더 이상 슬픔도 괴로움도 고통도 없이 평화와 행복만 가득한 이상적인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하느님 나라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아직 종말이 오지 않은,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하느님 나라’는 ‘씨앗’이라는 가능성의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 사랑의 씨앗’입니다. 우리가 그 씨앗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순명으로 가꾸면 내 삶을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커다란 나무로 자랍니다. 우리가 그 씨앗을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사랑의 실천으로 반죽하면, 고된 세상살이에 딱딱하게 굳어져버린 내 마음을 기쁨으로 크게 부풀려 살맛 나게 만들어줍니다. 그러니 주님을 굳게 믿고, 그분 사랑 안에서 날마다 조금씩 익어가며 나중에 그분과 함께 저 높은 곳 ‘하느님 나라’로 올라가야겠습니다.

https://youtu.be/H6Lq7Ta8EQk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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