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세월이 지나고서야 / 따뜻한 하루[1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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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23-08-03 | 조회수315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어린 시절 저는 병 우유를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아버지는 출근 때마다 막둥이인 저에게 우유를 하나씩 주셨습니다. 어려운 살림 탓에 먹을 게 늘 부족했지만 아버지는 하루도 빠뜨리지 않으셨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아버지는 치매로 인해 가족들도 잘 알아보시지 못하고 계시지만, 아버지 생신을 맞아 오랜만에 식구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 누님이 그때의 병 우유에 담긴 사연을 말해 주었습니다. 아침마다 아버지가 사 주시던 그 우유는 사실 아버지의 출근 교통비와 맞바꾼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버스를 탈 수 없기에 서둘러 일찍 일어나 회사까지 걸어가셨던 것입니다. "막내 우유 사 주는 게 아버지에게 그 어떤 것보다 큰 행복이고 즐거움이었나봐. 좋아하는 막내의 모습이 하루를 견딜 수 있는 힘이라며 곧잘 말하곤 하셨지." 외투 한 벌조차 없었던 그 때를 생각하니, 저는 아버지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었습니다. 겨울 아버지의 출근길이 얼마나 추웠을지 생각하니 그저 뜨거운 눈물이 흐를 뿐이었습니다. 부모님의 그 크신 자식 사랑의 ‘마음’을 어디 글로 다 표시할 수 있을까요! ‘사랑은 하나주고 하나바라는 것이 아닌, 둘 주고 하나 바라는 것도 아니다. 아홉을 주고도 미처 주지 못한 남아있는 그 하나까지도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십계명에서의 인륜에서 부모님께 대한 ‘효도’를 당부합니다(신명 5,16).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명령하는 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고 잘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세월이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되는 기억하고픈 사실들이, 우리에게는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모르고 지나간 작은 기쁨들이, 사실 누군가의 사랑이자 헌신이었음이 알려지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더 늦기 전에 그런 고마운 분들께 용기를 내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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