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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잔치/김상조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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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05 조회수512 추천수2 반대(0) 신고

 

잔치

예수님은 자주 하늘나라를

잔치에 비유하셨다.

그것도 혼인잔치에 비유하셨다.

거기서 신랑은 예수님이고

신부는 우리 신자들이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을 할 수야 없지 않으냐?”

잔치가 벌어져 있는 판국에

단식은 왜 하느냐고 하신다.

단식을 하고 기도를 하고

묵상을 하는 목적이 바로

하느님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선데,

이미 그 하느님이 사람들과 함께

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웬 단식이냐고 하신다.

잔치집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주로 먹고 마시며 즐기는 것이다.

이 먹고 마시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음식을 나누면서 음식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생명을 나누는 것이다.

잔치는 생명을 나누는 것이다.

잔치가 의미하는 것이

바로 이 나눔이다. 

세상 어느 곳에 가더라도

잔치가 있는 곳엔 이 나눔이 벌어진다.

누구든지 와서 먹고 마셔도 된다.

그 곳에서는 나를 위해서 따로

남겨둘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이 먹고 있는 것을

탐낼 필요도 없고 내가 먹고 있는 것을

뺏길 염려도 할 필요 없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을

할 수야 없지 않으냐?”

신랑의 친구가 잔칫집에서

하는 일은 단지 먹고

즐기는 것밖에 없다.

신랑의 친구가 즐겁게 먹고

마실수록 초대된 사람들도

더욱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이런 나눔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일치다.

예수님이 바라시는 것도

바로 이 일치였다.

서로를 내어줌으로서

너와 나의 구분이 없어지고

서로 한 몸이 되는 것이

십자가를 지는 목적이었다.

자기를 내어주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선교다.

“나 혼자만 배 부르게 먹자!” 가 아니라 

“너도 같이 먹자!”는 것이 선교다.

하늘나라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기를 내어 놓아야 한다.

그러면 나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나누어 받을 수 있다.

그 것은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얻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가!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해

지금까지 묵은 것을 버리면 된다.

하지만 새 옷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새 사람이 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묵은 것이 좋다”

하며 새로운 것을 거부한다.

새 술을 담는 새 부대가 되기 위해,

새로운 생명을 얻기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무엇을 버려야 할지 생각해보자.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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