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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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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15 조회수250 추천수3 반대(0) 신고

230815. 성모 승천 대축일.

 

"예수님이 새로운 모세라면, 새로운 ‘계약 궤’는 어디에 있을까요?"

오늘은 “성모승천” 교리를 예형론을 통해 이해 해 보고자 합니다.
 
신약성경에 따르면, 예수님은 단지 새 아담만이 아니라 새로운 출애굽을 이끌 새로운 모세이기도 합니다. 모세가 40일 밤낮으로 시나이 산에서 단식했듯이(탈출 34,28) 예수님께서도 40일 밤낮을 광야에서 단식하시고(루카 4,1-2), 모세가 광야에서 하늘에서 내려온 신비로운 빵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먹였듯이(탈출 16,1-31), 예수님께서도 외딴 곳에서 신비로운 빵을 많은 군중에게 먹이시고(루카 9,10-17), 모세가 이스라엘 여두 지파와 계약을 맺듯이(탈출 24,1-8), 예수님께서는 최후만찬 때 열두 제자와 “새 계약”(루카 22,20)을 맺으십니다. 그렇지만, 모세의 ‘출애굽’이 이집트 땅에서 시작해서 약속의 땅에서 끝나는 것이었다면, 예수님의 새로운 ‘출애굽’은 예루살렘에서 시작해서 하늘나라에서 끝납니다(루카 9,30-31;24,50-51). 곧 지상의 약속된 땅은 궁극적인 목적지가 아니라 단지 출발지일 따름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새로운 모세라면, 새로운 ‘계약 궤’는 어디에 있을까요?
 
‘계약 궤’란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산에 도착해서 십계명을 받았을 때(탈출 19-20장), 하느님께서는 하느님의 지상 거처로서 당신 백성들 가운데 머무실 장소로 ‘성막’을 짓고(탈출 25,8-9), 그 안에 당신께서 백성을 만나고 그들에게 말씀하시는 장소로 ‘계약 궤’를 만들라고 합니다(탈출 25,8-22).
 
이 ‘계약 궤’에는 십계명이 기록된 ‘두 개의 증언판’(탈출 31.18)과 ‘만나’가 담긴 항아리, 그리고 싹이 돋은 대사제 아론의 신비로운 ‘지팡이’가 모셔졌는데(탈출 16,34;민수 17,25), 그 위에 하늘에서 주님의 ‘영광인 구름’이 내려와 머물렀습니다(탈출 40,21.34-38). 이 ‘영광의 구름’은 당신 백성과 함께 하시려고 하느님께서 지상에 내려오셨다는 가시적인 표지였으며, 당신 백성을 광야에서 약속의 땅으로 인도했습니다.
 
그런데 에제키엘 예언자는 예루살렘 성전이 바빌론 제국에 파괴되기(기원전 587년) 전에 하느님 ‘영광의 구름’이 예루살렘에서 떠났다고 전합니다(에제 10장). 그리고 예레미야에 따르면 하느님께서 다시 ‘자비를 보이실 때까지 알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어야 하며, ‘주님 영광의 구름’이 나타난 것을 보면, 거기 ‘계약 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2마카 2,8)고 말합니다.
 
사실, 당시 예루살렘 성전의 지성소에는 ‘하느님 영광의 구름’과 ‘잃어버린 계약 궤’가 없이 텅 비어 있었고, 그래서 당시 유다인들은 잃어버린 ‘계약 궤’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하느님 현존을 나타내는 ‘영광의 구름’이 돌아올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신약성경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천사가 마리아께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루카 1,35)
 
이렇게 해서, 성막 위에 내려온 ‘영광의 구름’과 ‘마리아에게 내려온 성령’이 연결됩니다. 곧 “주님 영광의 구름이 성막을 덮고 있었다(επισκιαξω).”(탈출 40,34-35)는 말과 “성령이 동정 마리아를 덮을 것이다(επισκιαξω).”(루카 1,35)라는 말이 연결됩니다. 곧 성막 안에 자리한 ‘계약 궤’가 출애굽 여정에서 하느님 현존의 특별한 자리였듯이, 이제 주님 탄생 예고를 통해 마리아는 새 출애굽 여정에서 하느님 영광이 머무시는 특별한 장소가 된 것입니다.
 
이처럼, 루카복음사가는 주님 탄생 예고에서 마리아를 ‘새 계약 궤’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엘리사벳은 주님 현존이 머무는 곳인 ‘계약 궤’가 나타날 때처럼 환희에 차 ‘큰 소리’로 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루카복음사가는 예수님을 새로운 출애굽을 이끌 ‘새 모세’로, 그리고 마리아를 하느님 현존의 새로운 지상 거처인 ‘새 계약 궤’로 묘사해 줍니다.
 
또한, 오늘 <제1독서>에서는 ‘태양을 입은 여인’에 대한 요한의 환시(묵시 11,19-12,2)를 통해, ‘여인과 계약 궤’와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하늘에 있는 하늘의 성전이 열리고 성전 안에 있는 하느님의 계약 궤가 나타나면서, ~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의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날 것입니다.”(묵시 11,19-12,2)

이렇게 ‘계약 궤’와 ‘여인’은 하늘의 성전에서 나타납니다. 이는 ‘참된 계약 궤’가 더 이상 지상에 있지 않고 천상에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여기에서, ‘계약 궤’와 ‘여인’은 한 사람에 대한 이중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리아가 ‘새 계약 궤’라면, 그녀의 몸은 ‘하느님의 지상 거처’라는 말이 되고, 예수님은 ‘지상의 하느님’이 말이 됩니다. 그리고 이는 ‘예수님의 신성’을 드러내줍니다. 결국, ‘새 계약 궤’로서의 마리아의 정체성의 신비는 ‘예수님의 신성’에 관한 아주 깊은 신비를 밝혀줍니다.
 
이를 알렉산드리아의 아타나시오 교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오 하느님 말씀의 거처이신 분, 오 새로운 계약의 궤여, 순금대신 순결을 입으신 분, 당신은 계약의 궤, 참된 만나를 담은 황금 그릇, 신성이 머무르는 육신이로다. ... 당신 안에 온전한 발, 머리, 완전한 하느님의 온몸을 지니고 계시니, 당신이야말로 하느님께 쉬시는 거처로다.”
 
또한, 이를 [가톨릭교회교리서]에서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마리아 안에 주님께서 친히 와 계시니, 마리아께서는 ... 계약 궤이며, 주님의 영광이 머무는 곳이다.”([교리서] 2676항)
 
그래서 교종 비오 12세께서는 1950년 마리아의의 육신이 천상으로 들어 올림 받으심을 믿을 교리로 선포 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이들은) 썩지 않는 나무로 지어져 주님의 성전에 안치된 계약 궤를 동정녀 마리아의 지극히 순결한 육신의 예형으로 여겼습니다. 마리아의 육신은 무덤의 부패로부터 더럽혀지지 않은 채 보존되었으며 천상의 지고한 영향으로 들어올림을 받으셨습니다.”(교종 비오 12세, [지극히 자애로우신 하느님] 26항)

이제 우리는 답을 찾았습니다. 잃어버린 ‘계약 궤’는 어디에 있을까요? 신약성경은 ‘참된 계약 궤’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말해줍니다. 바로 “하늘에”(묵시 11,19) 있습니다. ‘옛 계약의 궤’는 참된 하느님의 거처,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요한 1,14)의 어머니 마리아의 예형인 것입니다. 곧 마리아는 ‘새 계약의 궤’로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거룩하게 되시고, 육신의 부패로부터 보존되시고, 하늘로 들어 올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하늘로 들어올림 받으신 마리아는 육신의 부활과 승천이 예수님께만 속한 것이 아니라, 우리 역시 부활하고 승천하리라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행복하십니다.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신 분!”(루가 1,45)
 
주님!
제가 행복한 것은
믿고 사랑하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는 당신의 희망 때문입니다.
늘 저보다 먼저 사랑하고, 더 사랑하고, 더 믿고 더 희망하시기 때문입니다.
결코 사라질 수도, 빼앗겨 질 수도, 멈춤도 없는 당신의 희망이
바로 오늘 제가 진정 행복한 이유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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