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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올바로 ‘보는 눈(觀)’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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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16 조회수479 추천수8 반대(0) 신고

올바로 ‘보는 눈(觀)’

 -하느님 중심의 올바른 공동체관(共同體觀)-

 

 

무식하고 용감하면 답이 없습니다. 두려움도, 부끄러움도 없습니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괴물같은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요즘 시국을 대하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요 참으로 보는 눈의 중요성을 참 많이 생각했습니다. 요즘 나라 지도자들은 얼마나 공부하는지, 책을 읽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식, 무지가 죄입니다. 정말 자기를 아는 사람이 겸손하고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제일 쉬운 것이 남판단하는 것이요 제일 어려운 것이 나를 아는 일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 정말 자기를 아는 자기인식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겸손히 공부하는 것입니다. 겸손히 독서하는 것입니다. 겸손히 경청하는 것입니다. 무지와 무식의 어둠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런 부단한 공부와 독서와 경청의 훈련과 습관은 필수입니다. 도대체 그 많은 지식에 비상한 두뇌를 지녔어도 무식하고 무지한, 지혜의 눈을 지니지 못한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올바로 보는 눈을 지니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지요!

 

교육의 궁극 목적도 이런 올바른 눈을 지니게 하는 것입니다. 요즘 보면 눈없는, 눈먼이들이 대부분같습니다. 우리를 눈멀게 하는 탐욕, 분노, 질투, 완고함등 무지는 얼마나 다양한지요! 그러니 고정관념이나 선입견, 편견에서 벗어나 혜안慧眼의 맑은 눈으로 본질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지도자는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 셋을 지녀야 합니다. 철학과 실력, 용기를 지녀야 합니다. 역사의식, 사회의식, 공동체의식, 시대정신, 열린 지평을 지녀야 합니다.

 

이래서 한결같은, 끊임없는 공부입니다. 하느님 공부에 참나를 아는 공부, 그리고 역사 공부, 현실 공부입니다. 칼 바르트 신학자는 성서를 보듯 신문을 보고, 신문을 보듯 성서를 보라 했습니다. 이래서 렉시오 디비나, 성독의 확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올바로 볼 수 있는 역사관, 종말관, 죽음관, 시국관, 국가관, 인생관, 철학관, 세계관, 종교관, 시간관, 구원관, 정치관, 공동체관, 가치관 정말 끝이 없습니다. 모 정치 지도자의 억강부약(抑强扶弱), 대동세상(大同世上), 기본사회(基本社會)의 복음적 가치관에 공감하고 감탄했습니다. 이래서 올바른, 양심적인, 통찰력을 지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말그대로 철학과 실력, 용기를 지닌 전문가입니다. 

 

오늘은 하느님 중심의 올바른 공동체관에 대한 묵상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의 교회공동체는 크든 작든 살아 계신 하느님 안에서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입니다. 무엇보다 공동체의 중심인 지도자는 중심이신 주님을 닮아가야 합니다. 비단 공동체의 책임자인 지도자뿐 아니라 모두가 지도자적인 정신을 지니고 살아야 합니다. 요셉수도원을 사랑하는 모임인 코이노니아 자매회, 책임자를 돌아가면서 한다는 말에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믿는 이들의 작은 공동체라면 공동체 성원에게는 참 좋은 체험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말씀에서 올바른 공동체관을 배우게 됩니다.

 

요즘 계속됐던 제1독서 신명기의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 공동체의 참 멋진 지도자입니다. 늘 공동체의 중심인 하느님과 깊은 친교를 나눴고 맡은 책임에 얼마나 간고분투의 노력을 다했는지 그 삶자체가 감동이요 감탄이요 감격입니다. 신명기 33장은 세상을 떠나기전 ‘모세의 축복’이요, 마지막 34장은 참으로 장엄하고 감동적인 모세의 죽음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참 냉철합니다.

 

“저것이 내가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너의 후손에게 저 땅을 주겠다.’하고 맹세한 땅이다. 이렇게 네 눈으로 저 땅을 바라보게는 해주지만, 네가 그곳으로 가지는 못한다.”

 

바로 여기까지로 모세의 역할은 끝났다는 것입니다. 떠나야 할 때 잘 떠나는 죽음은 얼마나 중요한지, 참 멋지고 아름다운 지도자 모세입니다. 참 멋진 지도자의 귀감으로 모세는 당대는 물론 후대에도 영원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훌륭한 지도자가 공동체에 미치는 좋은 영향은 참으로 큽니다. 모세의 마지막 장면에 대한 묘사가 깊고 아름답습니다.

 

‘주님의 종 모세는 주님의 말씀대로 그곳 모압 땅에서 죽었다. 그런데 오늘날까지도 아무도 그가 묻힌 곳을 알지 못한다. 모세는 죽을 때에 백스무살이었으나, 눈이 어둡지 않았고 기력도 없지 않았다. 모세가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안수하였으므로, 여호수아는 지혜의 영으로 가득찼다. 이스라엘에는 모세와 같은 예언자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주님께서 얼굴을 마주보고 사귀시던 사람이다.’

 

릴레이 경주에서처럼 평화적이고 자연스런 여호수아에로의 바톤 텃치의 권력 교체요, 모세가 묻힌 곳을 알지 못함은 흔적없이, 자취없이 사라짐으로 후계자 여호수아에게 추호도 부담을 주지 않게 하려는 하느님의 심모원려임을 알아챌 수 없습니다. 모세는 맑은 눈, 맑은 정신으로 선종했고, 여호수아에게 안수함으로 지혜의 영도 선사했으니 정말 완벽한 떠남입니다. 참으로 좋은 추억을 가득 남기고 떠난 위대한 지도자 모세이기에 오히려 죽어서도 영원히 살아 있는 듯 지금까지 좋은 영향을 미치며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도 신명기의 모세에 이어 주님으로부터 공동체관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배웁니다. 공동체내에서 죄를 지은 형제에 대한 섬세한 교정과정을 통해 목적은 벌이 아니라 화해와 치유에 있음을 봅니다. 점차적인 절차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동체에 복귀하도록 최선을 다한 후 비로소 공동체로부터의 축출이라는 것입니다. 예전 교정이 없는 공동체는 약한 공동체라는 장상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심각한 잘못을 저지른 이에 대해서는 분명한 사실(fact)에 근거한 교정이 필요하며 이것이야말로 형제적 사랑의 표현입니다. 교정의 목적은 치유와 화해에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땅의 공동체내에서 살아가면서 공동체로부터의 용서가, 공동체와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땅의 공동체의 현실에 따라 하늘도 좌우된다는 엄중한 진리입니다. 그래서 땅에서 매인 것을 푸는 고백성사의 은총입니다. 땅이 하늘입니다. 땅의 공동체내에서 막히면 하늘에서도 막히고, 땅의 공동체내에서 풀려 통하면 하늘에서도 풀려 통한다는 것입니다. ‘아래로부터 위로’이지 이 반대는 절대 없습니다. 물론 아래로부터 푸는 일에도 은총은 절대적입니다. 오래전 이런 진리를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이란 시로 표현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어, 땅도 하늘이네!

 구원은 바로 앞에 있네

 뒤뜰 마당 가득 떠오른 샛노란 별무리

 민들레꽃들!

 땅에서도 하늘의 별처럼 살 수 있겠네!”-2001.4.16.

 

바로 치유와 화해로 땅의 공동체와 하늘이 하나로 통했을 때, ‘땅에서 하늘의 별처럼’ 살아가는 고귀한 품위의 공동체 형제들입니다. 다음은 공동체 일치의 중심인 예수님을 모신 공동체 기도의 위력입니다. 참으로 공동체 형성에, 올바른 공동체관에 마음을 하나로 모은 기도가 얼마나 결정적인지 깨닫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지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둘의 공동체입니다. 하나와 둘의 차이가 천지 차이입니다. 둘이나 셋이라도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할 때에 땅에서 매인 것이 풀림과 동시에 하늘에서도 풀립니다. 주님의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땅의 공동체와 하늘이 하나로 통하는 하늘 나라 공동체 형성에, 또 올바른 공동체관의 눈을 지니는데 결정적 도움을 줍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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