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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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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17 조회수376 추천수5 반대(0) 신고

230817. 연중 제19주간 목요일.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33)

 
예수님께서는 공동체설교(마태 18장)에서 먼저 공동체에서의 작은 이들의 가치에 대해서 말씀하시고 “되찾은 양의 비유”를 통해 마무리 하셨습니다. 이어서 공동체에서의 형제애를 말씀하시면서 먼저 죄지은 형제에 대한 “사랑의 교정 5단계 교정”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매정한 종의 비유”를 통해, ‘우리가 왜 용서를 해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줍니다.
 
그것은 우리가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기도 전에, 아니 죄를 지었노라고 인정하기도 전에, 우리를 용서해주신 먼저 베풀어진 자비와 용서를 입었기 때문임을 말해줍니다. 우리가 구원해달라고 청하기도 전에, 먼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 몸소 십자가를 지셨고, 그것도 끝까지, 당신의 목숨을 내놓기까지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늘도 당신께서는 똑같은 죄를 자꾸만 반복해서 짓고 또 짓는 우리를, 여전히 끝없이 용서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를 끝없이 용서하실 뿐만 아니라, 그를 용서하고 있지 못하는 저를 또한 끝없이 용서하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용서하는 이유는 그분께서 용서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입은 바로 그 사랑, 그 용서, 그 자비로 우리도 끝없이 용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33)

그러나 자비를 입었다고 해서, 모두가 자비로운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자비를 입은 그 사실 자체도 깨닫지 못하기도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매정한 종의 비유”를 통해, ‘용서하는 자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용서받은 자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말씀해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빚을 탕감해준 주인의 마음, 곧 “가엾은 마음”(마태 18,27)과 탕감 받은 자가 지녀야 하는 마음, 곧 “감사하는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엾이 여기는 마음”은 빚진 사람이 진 부채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채를 진 사람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해타산의 계산이 아니라, 사람의 존귀함을 들여다보는 마음입니다. 곧 내가 받은 상처를 헤아려보는 것이 아니라, 그가 받은 상처를 헤아려보는 마음입니다.
 
“감사히 여기는 마음”은 죄를 지은 우리에게 베풀어지는 하느님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곧 우리를 향하여 아무런 조건 없이 베풀어지는 하느님의 순전한 “선의”요, “자비”를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선의”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되면, 우리에게도 역시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용서받았음에 대해 “감사히 여기는 마음”이 우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감사”의 표현으로 다른 이들을 “가엾이 여기고”, 그들을 “용서”하게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2) 
 
주님! 용서하기에 앞서 용서받았음을 깨닫게 하소서.
이제는 더 큰 사랑으로 용서하겠습니다.
일곱 번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끝까지 용서하셨으니
이제는 용서할 뿐만 아니라 더 큰 선으로 사랑하고, 그가 잘 되도록 기도합니다.
이제는 먼저 용서하고 용서에 사랑을 더하고,
아무리 꺾이어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으신 주님처럼,
저 역시 당신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으렵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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