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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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3-08-22 | 조회수439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 마태 19,23-30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천하를 호령하던 알렉산더 대왕도 질병의 고통은 이겨낼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가 중병이 들어 신음하자 신하들은 깊은 시름에 빠졌습니다. 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이름난 명의들을 다 불러 보았지만 아무런 차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허둥대는 주변 사람들과는 달리 알렉산더 대왕은 침착했습니다. 그의 얼굴엔 병으로 인해 힘든 기색이 역력했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자기 신변을 정리하면서 죽음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신하들이 그의 병세를 걱정하여 휴식을 취할 것을 권하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내 걱정은 하지 말게. 사람이란 죽으면 영원히 잠을 자게 되는 법, 살아 눈 뜨고 있는 이 순간 어찌 잠 잘 수 있겠는가. 나는 얼마 남지 않은 귀중한 시간을 가장 충실하게 보내겠네."
그의 병세는 점점 더 깊어졌고 마침내 죽음이 임박해지자 주변 사람들은 '천하를 호령하던 대왕의 마지막 유언이 무엇일까’하고 궁금해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알렉산더 대왕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는 힘겹게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죽거든 묻을 때 손을 밖에 내놓아 남들이 볼수 있도록 하시오." 그 말을 들은 신하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엄청난 부와 권력을 손에 쥐었던 대왕의 유언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은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나는 단지 세상 사람들에게 천하를 쥐었던 알렉산더도 떠날 때는 빈손으로 간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것 뿐이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르는 길을 택했으면서도 자꾸만 세속적인 부와 권력을 탐하는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주시고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여기서 '부자'란 단지 재물을 많이 가진 이를 뜻하는게 아니라, 재물에 의지하는 사람, 재물에 집착하여 하느님을 멀리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또한 '재물'이란 단지 물질적인 재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욕심내고 애착하는 세속적인 것들 모두를 가리킵니다. 세상의 것들이 아무리 대단해보여도 그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지요. 그리고 그것들에 의존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하느님으로부터는 점점 멀어지게 되고, 우리 영혼은 큰 위험에 빠집니다. 약물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점점 약해지고, 나중엔 그 약물에 대한 내성까지 생겨 몸이 아파도 손 쓸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처럼, 재물에 의존하면 고통이나 시련에 대응하는 우리 영혼의 면역력이 점점 약해지고 나중엔 그 재물 자체가 우리에게 ‘독’이 되어 어떻게 손 써볼 틈도 없이 깊은 절망 속으로 가라앉게 되는 겁니다. 그런 상태로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된 기쁨들을 전혀 누리지 못하게 되는데, 예수님은 그런 우리 모습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표현하시는 것이지요.
그러니 우리가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내가 처한 고통과 시련을 더욱 악화시킬 뿐인 ‘재물의 힘’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가능케 하시는’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며 그분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기쁨과 행복으로 역전시킬 수 있는, 즉 ‘첫째가 꼴찌되고 꼴찌가 첫째되게’ 만들 수 있는 힘을 주실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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