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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학자 기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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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28 조회수356 추천수3 반대(0) 신고

[연중 제21주간 월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학자 기념] 마태 23,13-22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금이냐, 아니면 금을 거룩하게 하는 성전이냐?

 

 

유대인들은 하느님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것을 불경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야훼’라는 그분 이름을 직접 부르는 대신, ‘주님’이라는 뜻의 ‘아도나이’로 바꿔 불렀습니다. 또한 하느님을 두고 맹세할 일이 생기면 하느님을 직접적인 맹세의 대상으로 삼는 대신, 성전이나 제단 혹은 하늘을 두고 맹세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느님께 기대어 자신의 거룩함과 의로움을 드러내려고 한 것이지요. 그런데 그 맹세를 지키지 못할 일이 생기면 ‘오리발’을 내밀기 일쑤였습니다. 오늘날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자기 죄에 대한 책임이나 처벌을 회피하는 것처럼, 율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자기가 한 맹세를 어겨놓고선 하느님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부르면서 맹세한게 아니니 그런건 지키지 않아도 괜찮다고 주장했던 겁니다. 그러면서도 성전의 금이나 제단 위에 놓인 예물을 두고 한 맹세는 하느님을 위해 성별된 거룩한 물건을 두고 한 맹세이니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도 아니고, 도대체 그 기준과 원칙을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그들이 그런 모순과 오류에 빠지는 이유는 하느님보다 재물을 더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자기 욕망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자기 모습을 합리화 하기 위해 하느님을 앞에 내세우고 뒤로는 재물을 더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겁니다. 그런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느냐고, 왜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 뜻을 따르는 일을 우선적으로 챙기지 않느냐고 질문하면,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거 아니냐’고, 일단은 먼저 잘 먹고 잘 살아야, 삶에 여유가 생기고 풍족해져야 그만큼 신앙생활도 더 제대로 잘 할 수 있는거 아니냐고 재물을 섬기는 자기 잘못을 합리화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우리에게 단호한 어조로 물으십니다.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하느님과 세상 재물 중에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를 올바르게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덜 중요한 것을 더 중요한 것보다 중시하는 우리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를 창조하시고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르는 것이며,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것이 하느님의 뜻에 부합하는지를 꼼꼼히 따져보면서 ‘예’할 것은 ‘예’하며 충실히 따르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하며 철저히 끊어내도록 이끌어 주시려는 겁니다.

 

약속은 그것을 누구와 맺었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중요성이 달라집니다. 하느님과 약속했다면, 그 약속을 꼭 지키겠노라며 그분께 맹세했다면 그 약속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허공에 흩어지지 않도록 진실된 태도와 열심한 노력으로 꼭 붙들어야겠지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충실히 따르며 사는 진실된 사람은 자기 의로움을 드러내기 위해 맹세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의 행동과 삶 자체에서 그가 하느님의 충실한 자녀임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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