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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7. 주무시는 예수님[1/2] / 갈릴래아 활동기[2] / 부스러기 복음[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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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8-30 조회수356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7. 주무시는 예수님[1/2](마태 8,23-27; 마르 4,35-41; 루카 8,22-25) / 공관복음[52]

 

그날 저녁이 되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배에 오르시어, “호수 저쪽으로 건너가자.” 하고 말씀하셨다. ‘그날 저녁은 어쩌면 하루의 시작이다. 당시의 계산법에 따르면 일몰에서 다음 일몰까지 이어지는 시간은 한 날의 하루이다. 이 하루의 시작에 예수님께서는 호수 저쪽, 다시 말해 갈릴래아 호수 동쪽에 있는 이교도들의 땅으로 가시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군중을 남겨 둔 채, 배에 타고 계신 예수님을 그대로 모시고 갔는데, 다른 배들도 그분을 뒤따랐다.

 

그들이 배를 저어 갈 때에 예수님께서는 잠이 드셨다. 예수님께서 주무셨다는 말이 성경에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이 호수 저쪽으로 가는 배 안이었다. 당시만 해도 동력선이 아닌 바람, 아니면 돛단배를 저어가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자연 그렇게 시끄러운 상태는 아니었기에 선잠을 주무실 정도인 아주 조용했을 수도. 아무튼 예수님은 배 안에서 선교 사업의 강행군의 피로도 풀 겸 단잠을 자신 모양이다. 사실 성령으로 잉태되신 예수님께서도 우리와 같이 육신을 취하셨기에 수면이 필요했으리라. 그러기에 잠하고는 담을 쌓은 분은 아니실 것이다.

 

그렇지만 복음 어디에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셨다는 내용은 없다. 다만, 세례자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님을 따라간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가 예수님께서 묵으시는 곳에서 하루를 함께 묵었다.’라는 내용은 있다. 그렇지만 함께 주무셨는지 밤새워 설교하였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고, ‘그들은 함께 묵었다.’라는 대목만 나온다. 이천 년 전 그 옛날,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께서 그나마 주무셨다는 곳이 단지 파도가 일렁이는 배안이었다. 아마도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는 무척 바쁘셨을 것이다.

 

여러 군중을 모아 놓고 산에서도 물가에서도 설교하시고, 심지어는 물가의 군중을 향해 배 위에서도 설교하셨다. 갈릴래아 호수를 중심에 두고 사람이 모인 곳이면 이곳저곳 마다치 않으시고 두루두루 다니시면서 설교를 하셨다. 이처럼 예수님의 일정은 빡빡하였다. 육로로, 때로는 배로 이동하고 어떤 때는 군중을 따돌리시기까지 하였다. 그러니 주무실 겨를도 사실 별로 없었을 것이다. 예수님은 그날 그 시각에 왜 주무셨을까? 그것도 배 안,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그것도 많은 군중이 설교를 들으려고 배를 타고 뒤따라오는 상황에서. 과연 그분께서는 그곳에서 주무실 겨를이었을까? 좌우지간 예수님은 주무셨다.

 

강행군에 눈 붙일 시간이 없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주무시는 걸까? 아니면 제자들이 자신을 구세주로 인정하고 있는지에 대한 믿음을 시험하려고, 그것도 아니면 제자들 자신이 그 어떤 고난도 이겨낼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예수님께서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 이때만 해도 예수님의 선교 사업은 초창기였다. 군중에 대한 설교와 병든 자의 치유는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하였다. 그것도 제자들이 아닌 군중을 상대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기에 제자들을 상대로 자신이 구세주임을 몸소 보여 주신 사례는 얼마 없었다. 이 시점에서 자신의 신원에 관해 제자들에게 확실히 부각할 시점이라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었으리라.

 

그때에 거센 돌풍이 일어 물결이 배 안으로 들이쳐서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어, 물이 배에 거의 가득 차게 되었다. 서쪽의 지중해에서 오는 바람과 동쪽의 시리아 사막에서 오는 바람이 이 갈릴래아 호수에서 마주치게 되면, 예기하지 못한 폭풍이나 회오리바람이 분다. 그렇게 물이 차 들어와 그들이 위태롭게 되었는데도, 예수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은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 걱정되지 않으십니까?”라며 예수님을 깨우며 안절부절못하였다.[계속]

 

[참조] : 이어서 ‘28. 주무시는 예수님[2/2](마태 8,23-27; 마르 4,35-41; 루카 8,22-25)’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갈릴래아,호수,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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