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831.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마태 14,45)
예수님께서는 앞의 23장에서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 대해 불행선언을 하신 다음, 예루살렘과 성전의 파괴를 예고하시고 올리브 산으로 가셨으며, 가장 큰 재난과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날에 대해 말씀하시고 무화과나무의 교훈을 말씀하셨습니다.
이어지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종말’에 관한 “도적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곧 “깨어 있으면서 준비하고 있어라.”(마태 24,43-44)고 하십니다. 재림의 때가 예측 불허할 뿐만 아니라, 부지불식간에 올 것이니, 아무런 준비 없이 있다가 그 때를 돌발적으로 맞이하는 어리석음을 피하라는 말씀입니다.
이어서, “충실한 종과 불충실한 종의 비유”를 통해서, 어떻게 깨어 있어야 하는지 그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곧 비유 속에서, “종”은 주인을 대신하여 재산과 종들을 관리하는 직무를 맡은 자이며, 주인은 “종”에게 두 가지를 요구합니다. 곧 ‘충실함’과 ‘슬기로움’입니다.
“주인이 자기 종에게 자기 집안의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였으면,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마태 14,45)
‘충실함’이란, 자신에게 맡겨진 ‘주인 집안 식솔들’(마태 24,45)과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어주는 일’(마태 24,45)에 대한 충실함으로 묘사됩니다. 곧 ‘맡겨진 사람’과 ‘맡겨진 일’에 충실함이 주인에 대한 충실함이 됩니다. 이는 제자들에게 ‘주님 집안의 식솔들, 곧 양들이 맡겨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일이 주인을 섬기는 일이요, 주님께 대한 충실함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슬기로움’이란, 먼저 ‘주인의 뜻을 아는 것’이요, 그리고 ‘그 뜻을 실행하는 일’입니다. 그것은 아무 양식이나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맡겨진 양식’을 내어주는 일, 곧 당신의 말씀인 생명의 양식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분의 것이지,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또한, 그 일 자체도 그분이 맡기신 일이요, 그분의 일임을 알고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깨어 있음”은 ‘의식의 각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실행’을 말합니다. 곧 “깨어 있다”는 것은 ‘주인의 뜻을 알고 그 뜻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는 일을 맡기신 ‘주인의 신뢰에 대한 깨달음’에서 옵니다. 그리고 그분께 대한 “깨어 있음”에서 ‘충실함’과 ‘슬기로움’이 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예수님의 제자로서 주님으로부터 맡겨진 사명을 받은 ‘종들’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를 신뢰하시는 주님의 뜻이 실현되도록 구체적인 행동으로 응답해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우선적으로 주님께서 맡겨준 형제들에게 자신을 양식으로 내어주는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자신에게 맡겨진 형제들을 존중해야 할 일이요, 결코 무시하거나 소홀히 대하지는 말아야 할 일입니다. 그것이 곧 주님께 대한 ‘충실함’과 ‘슬기로움’이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마태 24,45)
주님!
당신께 속해 있는 종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제 뜻이 아니라 당신의 뜻에 따르는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 되게 하소서!
제 자신을 형제들에게 양식으로 내어주게 하시고
그것이 당신께 대한 저의 충실함과 슬기로움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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