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가해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절대 가까이하면 안 되는 사람 1호는?> 복음: 루카 4,31-37
LORENZETTI, Pietro 작,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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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악령을 쫓아내십니다. 악령은 예수님을 보자 이렇게 소리칩니다.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우리는 여기서 틀린 말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습니다. 베드로도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알아보고 하늘 나라의 열쇠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마귀는 왜 쫓아내시는 것일까요? 사실 마귀의 신앙 고백과 베드로의 신앙 고백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악령의 신앙 고백을 봅시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말을 해버립니다. 그리고 이 말이 악령들이 하는 대표적인 말입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예수님을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으로 고백한다고 그분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분에게 영향을 받아야 그분을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악령은 그분에게 영향을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괴롭히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베드로도 신앙을 잘 고백하고 나서 예수님께서 죽으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가 사탄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분을 자신의 틀 안에서 규정하려 들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규정한다는 말은 교만해졌다는 뜻입니다. 내가 그 사람보다 크기 때문에 그 사람을 규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를 규정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조종하게 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비행기를 운전할 때 그것들을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을 건드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우리가 자동차는 일일이 규정할 수 있겠지만, 비행사가 아니라면 비행기는 규정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조종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영화 ‘레베카’(2020)의 줄거리입니다. 여기서 여자 주인공은 이름도 나오지 않습니다. 레베카는 영화 제목이지만 사람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레베카란 이미 죽은 인물이 여자 주인공을 규정하는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젊은 여자 주인공은 몬테카를로의 부유한 반 호퍼 부인의 동반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최근에 상처 한 영국 부자 가문의 막심 드 윈터를 만나고 그들은 서로에게 반하게 됩니다. 짧은 친분에도 맥심은 청혼하고 주인공은 수락하여 영국에 있는 맥심의 조상 집인 맨덜리로 향합니다. 맨덜리는 맥심의 고인이 된 아내 레베카에 대한 기억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새로운 드 윈터 부인은 이 거대한 재산을 관리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녀는 특히 레베카에게 여전히 헌신하고 있는 수석 가정부인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를 어렸을 때부터 키운 당사자로 새 주인을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댄버스 부인은 모든 기회를 이용하여 새 신부를 폄훼하고 레베카의 우아함과 능력을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특히 소름 끼치는 장면 중 하나는 댄버스 부인이 주인공인 레베카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창문에서 뛰어내리는 것뿐임을 말하는 장면입니다. 새로운 드 윈터 부인은 자신이 레베카를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남편 맥심도 레베카에 대한 기억에 사로잡혀 그녀를 냉소합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납니다. 사실 레베카는 타살 당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죽인 사람은 남편 맥심이었습니다. 레베카는 다른 남자들을 집에 불러들여 불륜을 저질렀고 아기까지 임신했다며 자신과 이혼할 수 없는 착한 남편을 가스라이팅하였습니다. 새 아내가 자신을 떠나려 하자 맥심은 이 모든 사실을 고백합니다. 드 윈터 부인은 이제 남편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 그를 무죄로 풀려나게 합니다. 그러자 그들을 막다른 길로 이끌었던 레베카의 불륜남과 댄버스 부인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비록 댄버스에 의해 맨덜리 저택은 불타버렸지만, 둘은 세계를 여행하며 사랑을 이어갑니다. 이 영화에서 이름 없는 새 신부 드 윈터 부인과 맥심 드 윈터는 각자 댄버스 부인과 레베카에 의해 심리적 지배를 당했습니다. 누군가 심리적 지배를 하려 할 때는 그 상대를 작게 만들어야 합니다.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란 이미 죽은 인물로 드 윈터 부인을 작게 만들었고 레베카는 자기 남편을 다른 남자들과 비교하며 기만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사랑과 믿음으로 그 심리적 지배를 이겨냈습니다. 우리를 규정하고 작게 만들려는 이들이 우리가 멀리해야 할 가장 안 좋은 사람들입니다. 사실 영화 ‘사도’에서 보면 영조가 사도 세자에게 그러한 가스라이팅을 했습니다. 이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자기가 죽습니다. 오늘 악령은 예수님을 규정해서 자신들의 뜻대로 이용하려 하였습니다. 이것이 사탄이 하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아버지처럼 완전해지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은 아버지가 당신보다 크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규정하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세상 마칠 때까지 그분은 우리를 지켜보십니다. 세례자 요한을 보며 사람들이 그가 장차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해 한 것과 같습니다.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요셉의 아들로 규정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그들이 규정한 범위를 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면 보복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러한 악령을 쫓아내시거나 그들을 뚫고 나가십니다. 우리도 조심합시다. 당신을 규정하는 사람을 예수님도 가까이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가 멀리 해야 할 사람은 우리를 미워하는 사람도, 나에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돈을 꾸어서 갚지 않는 사람도 아닙니다. 나를 규정하여 가두고 자신 맘대로 조종하려는 사람입니다.
https://youtu.be/u_P0EpUaGcs?si=RlxkWp49RVfz5yXn 유튜브 묵상 동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