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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44. 물 위를 걸음 / 갈릴래아 활동기[2] / 부스러기 복음[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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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16 조회수214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4. 물 위를 걸음(마태 14,22-33; 마르 6,45-52) / 공관복음[69]

 

예수님께서는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 벳사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사이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이처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재촉하시는 것은 의외의 행동이시다. 사실 빵의 기적을 체험한 군중은 열광한다. 아마도 제자들도 그리하였을 것이다. 열광은 예수님 당신을 누군가에게 드러내려는 것일 게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열광을 중지시키시려는 것 같다. 아마도 아버지의 뜻이 그 때가 아직은 아닌 것 같았기에.

 

벳사이다는 요르단강이 갈릴래아 호수로 흘러 들어가는 어귀의 동쪽 호숫가에 있었다. 군중을 돌려보내신 뒤, 예수님께서는 따로 기도하시려고 산에 오르셨다. 나중에 로마 총독의 법정에서 당신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하게 되실 예수님께서는, 빵의 기적 체험에서 열광적인 군중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왕권받기를 의당 거부하신다. 이렇게 종말과 현세적 메시아사상에 대한 군중의 생각과 예수님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예루살렘의 처절한 수난에서 십자가의 길도 걸으셔야 할 게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홀로 산으로 기도하시러 가신 것이다.

 

그리고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혼자 거기에 계셨다. 배는 이미 뭍에서 여러 스타디온 떨어진 호수 한가운데에 있었는데, 마침 맞바람이 불어 파도에 시달리고 있었다. 한 스타디온은 185미터이고, 이 갈릴래아 호수는 너비가 12킬로미터이다. 그때까지 예수님께서는 혼자 뭍에 계셨다. 그래서 애를 쓰는 제자들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아마도 오전 세 시부터 여섯 시까지의 이른 새벽 동트기 직전이다.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막 지나려 하셨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다!” 하며 두려워 비명을 질러 댔다. 모두 그분을 보고 겁에 질렸던 것이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러자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이는 베드로와 예수님과 관련된 일화 세 개 중의 하나다. 곧 베드로가 물 위를 걸음,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서 베드로가 한 고백에 예수님의 질타 말씀, 그리고 성전 세금에 관한 것이다.

 

이렇게 예루살렘 상경의 수난 길을 앞두고 예수님의 관심은 이제 더 이상 군중만이 아니라, 제자들, 그 가운데에서도 의심하기도 하고 믿기도 잘하는 성질 급한 수제자인 베드로에게 집중된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를 향해 이리로 오너라.” 하시자,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다가갔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 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예수님께서 곧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으시고, “이 믿음이 약한 자야, 왜 의심하였느냐?” 하고 꾸짖으셨다. 그러고 나서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그쳤다. 그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그만큼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 이렇게 빵을 많게 하고 물 위를 걸으면서 드러내는 두 기적을, 제자들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였지만, 깊은 계시의 뜻이 담긴 이런 표징들은 광야에서 당신 백성을 배불리 먹이시고 바다를 지배하시는 하느님의 권능이 알게 모르게 예수님에게서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자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그분께 엎드려 절하며, “스승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제자들이 예수님 앞에서 엎드려 절하는 이 탄성, "주님, 저를 구해 주십시오." 라는 베드로의 이 외침, 믿음의 절정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런 환호는 사실 성경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감탄이다. 그만큼 베드로가 바다에서 구원되는 이 일화와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시는 모습은 틀림없이 환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깊은 호수의 거친 파도에 시달리는 당신 제자들을 구해 내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드러내셨다. 바람이 잠을 잘 즈음,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계속]

 

[참조] : 이어서 ‘45. 조상들의 전통에 관한 논쟁(마태 15,1-20; 마르 7,1-23)’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그때에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몰려왔다가, 그분의 제자 몇 사람이 더러운 손으로, 곧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물,스타디온,맞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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