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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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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18 조회수485 추천수6 반대(0)

신문 홍보를 위해서 LA 성 아그네스 성당에 다녀왔습니다. 신문 홍보를 다닐 때면 늘 막막합니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걱정도 되고, 신문 신청은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됩니다. 감사할 일은 신문 홍보를 다니면서 그냥 돌아온 적은 없었습니다. 많을 때는 50명이 넘었고, 적어도 20명은 넘었습니다. 신부님들께서 신문을 구독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고, 잠자리도 마련해 주었습니다. 신문을 이미 보시는 분들 중에는 후원금을 내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비행기로 왕복 12시간이 걸리는 LA 신문 홍보지만 신청서를 들고 돌아오는 마음은 넉넉합니다. 신문 홍보를 하고 있는데 샌프란치스코에서 온 부부가 찾아왔습니다. 9시간을 운전해서 왔다고 합니다. 매일 올리는 묵상 글을 보았다고 합니다. LA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고, 기쁜 마음으로 먼 길을 달려왔다고 합니다. 미사가 있고, 홍보로 바쁜 중이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저를 위해서 먼 길을 오셨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저는 10분 정도 만나기 위해서 9시간 넘게 운전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믿음에 대해서 조금 부끄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2005년 겨울입니다. 토론토에서 연수할 때입니다. 방을 새롭게 구하면서 짐을 옮겨줄 봉사자를 기다렸습니다. 약속시간은 8시였습니다. 30분을 기다리다가 택시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봉사자는 오는 길에 사고가 있어서 늦었다고 합니다. 제가 성격이 급하기도 하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기에 출발했지만 나중에 사정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안했습니다. 이왕 기다리는 것 조금 더 기다려도 될 것인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믿음이 부족해서 였습니다. 저를 믿어준 고마운 일도 있었습니다. 1988년 겨울입니다. 제게 예비자 교리를 배웠던 학생이 취직을 했습니다. 첫 월급을 탄다고 제게 식사를 대접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대학다방에서 5시에 만나자고 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천마산엘 가면서 그만 약속시간을 잊어버렸습니다. 저녁이 되어서야 약속이 생각났고, 너무 늦은 시간이었지만 약속장소로 갔습니다. 다방 한 구석에서 저를 기다리던 학생을 보았습니다. 선한 눈망울에 웃으면서 제가 올 줄 알았다고 하였습니다. 미안하기도 했지만 고맙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바라시는 것은 능력이나 업적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바라시는 것은 기도와 믿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를 고쳐주라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열심히 하였지만 더러는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강한 사람들을 칭찬하셨습니다. 가나안 여인의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믿음은 간절함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는 백인대장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율법과 계명을 몰랐지만 마음은 이미 하느님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삶은 참된 신앙인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을 위해서 회당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었습니다. 병든 종을 내치지 않고 정성껏 돌보아 주었습니다. 주님께서 한 말씀만 하시면 종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믿음은 피부색, 신분, 학식에 따라서 커지는 것이 아님을 늘 말씀하셨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 시로페니키아 여인, 백인대장은 유대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그분들의 믿음을 칭찬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라 해도, 교만과 욕심에 사로잡혀있으면 사탄아 물러가라!’라고 야단치셨습니다.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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