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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영근 신부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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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28 조회수415 추천수4 반대(0) 신고

230928.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헤로데 영주는 이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하였다.”(루카 9,7) 

오늘 <복음>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헤로데 영주는 이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하였다.”(루카 9,7)
 
“이 모든 일”은 예수님의 기적에 대한 이야기들뿐만이 아니라, 바로 앞 장면에서 보여준 제자들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될 것입니다. 이토록, 그분의 제자들마저 그 권능을 행하는 것을 전해들은 헤로데는 몹시 당황했던 것입니다.
 
“당황했다”는 말의 원어의 뜻은 ‘길을 찾지 못해 헤매는 상태’로 ‘몹시 불안한 상태’에 빠진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헤로데의 이 혼란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본문에 따르면, 그가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들은 것은 세 가지였습니다. ‘죽은 요한이 살아났다는 것’과 ‘엘리야가 나타났다’는 것과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헤로데는 자신이 목을 벤 요한이라고 단정합니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이 사람은 누구인가?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을 만나보려고 하였다.”(루카 9,9)
 
그가 예수님을 만나보려고 한 것은 단순한 호기심이나 의혹, 혹은 소문을 확인하거나 그분을 따르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예수님을 시험하고자 하는 왜곡된 마음으로 업신여기고 조롱하기 위해서 예수님을 만나고자 했습니다. 이를 루카복음사가는 이렇게 전해줍니다.
 
“헤로데도 자기 군사들과 함께 예수님을 업신여기고 조롱한 다음, 화려한 옷을 입혀 빌라도에게 돌려보냈다.”(루카 23,11-12)

사실, 우리도 예수님께서 하신 “이 모든 일”을 들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뿐만이 아니라, 그분의 제자들이 행한 권능도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한다면, 우리도 ‘길을 찾지 못해 헤매는 상태’에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몹시 불안할 때, 얼른 주님께 의탁하고 신뢰를 회복해야 할 일입니다. 오히려 온갖 혼란과 의혹, 조바심과 노파심, 불안과 두려움에 쌓이는 유혹의 순간이, 바로 ‘우리 주님’께서 오히려 우리를 더 간곡히 부르시고 계실 때임을 알아차려야 할 일입니다.
 
오늘 저는 이러한 고백과 기도를 드려봅니다.
 
 
당신은 제가 당신을 찾기도 전부터 저를 찾으시며 저를 쫄쫄 따라다니시는 저의 추종자입니다.
 
제가 당신을 믿지 못해도 저를 믿으시는 저의 신자입니다.
 
어떤 처지에서도 제 곁에 있어주시며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아픔을 먼저 보시는 저의 벗입니다.
 
제가 당신을 사랑하지 못해도 저를 사랑하시는 당신은 저의 연인입니다.
 
말하기도 전에 저의 마음을 훤히 아시는 당신은 저의 스승이십니다.
 
끝까지 저를 놓지 않으시고 소중히 여기시는 당신은 저의 아버지이십니다.
 
하오니, 주님! 저는 당신의 사랑받는 새끼입니다. 결코 떨어질 수 없는 당신의 소중한 존재, 당신의 것, 당신의 사랑입니다. 어쩔 수 없는 당신의 사랑, 그 놀라움, 사랑이신 당신을 찬미합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루카 9,9)
 
주님!
소문으로만 듣던 당신을 봅니다.
깨지고 부서진 아픈 이들, 작고 가련한 이들, 무능하고 힘없는 이들에게서 당신을 봅니다.
어쩔 수 없어 힘없이 쫓겨 제 곁에 몰려와 있는 이들,
이들이 바로 당신입니다.
가난한 이의 모습으로 제 곁에 와 계시고,
제 안에 숨어계신 당신을 알아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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