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오늘의 묵상 (사제 정천 사도요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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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업로마노 | 작성일2023-09-30 | 조회수226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2023년 09월 30일 토요일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오늘의 묵상 (사제 정천 사도요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겪으실 수난을 예고하십니다. “너희는 이 말을 귀담아들어라.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그런데 수난을 예고하시는 상황이 그런 암울한 미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하신 모든 일, 특히 어떤 아이를 사로잡고 있던 강력한 영을 쫓아내신 예수님의 권능을 보고 놀라워하는(9,37-43 참조)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역설적으로 수난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지금처럼 ‘사람들’에게서 환영을 받으셔야 할 ‘사람의 아들’이 오히려 ‘사람들의 손’에 넘겨지는 운명을 겪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도무지 알아듣지 못합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에게는 더욱 그러하였을 것입니다. 지금 예수님께서 말씀하고 계신 곳은 산 밑입니다. 그들은 조금 전, 산 위에서 매우 놀라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예수님의 얼굴 모습이 변하고, 옷이 하얗게 번쩍이며, 갑자기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그분과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그들을 덮은 구름 속에서는 이러한 음성이 들려옵니다.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9,35). 예수님께서 지니신 거룩함과 영광의 극치를 선보이는 이 광경을 두 눈으로 직접 본 제자들이, 그와 정반대의 길을 걸으셔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어떻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을까요? 루카 복음서 저자는 이러한 제자들의 몰이해가 감추어진 신비 때문이라며 그들의 책임을 조금 덜어 주는 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잘못을 명확히 지적합니다. “그들은 그 말씀에 관하여 묻는 것도 두려워하였다.” 묻기조차 두려워하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을 그대로 내버려 두었음을 의미합니다. 더 알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묻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혹시 예수님께서 제시하시는 신앙의 길이 내가 바라는 바와 크게 다를까 보아 두려워하는 것일까요? 감추어진 신비를 열어 주시는 분께 끊임없이 그 뜻을 찾고 이해를 바라는 신앙인이 되도록 합시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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