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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호 천사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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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글 † 예수 수난 제17시간 (오전 9시 - 10시) -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 / 교회인가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01 조회수834 추천수8 반대(0)

유레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풀었을 때를 뜻합니다.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을 때도 유레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손님 신부님들이 신문사에 머물 때였습니다. 아침에 지하철역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고, 9시에는 운동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하에 하수관이 막혀서 물이 넘쳤습니다. 그때 저에게 유레카가 있었습니다. 24시간 막힌 하수관이나 싱크대를 뚫어 주는 회사가 있었는데 전화번호를 알았습니다. 전화를 했더니 8시까지 온다고 합니다. 기사 분이 큰 기계를 가져와서 막힌 하수관을 시원하게 뚫어 주었고, 저는 다른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신문기사에서 뜻밖에 좋은 글을 찾았을 때도 유레카라고 하겠습니다. 평화신문 910일자 지면에서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갈등이 무엇인지는 알았지만 그 어원은 몰랐습니다. 갈은 칡나무를 뜻합니다. 등은 등나무를 뜻합니다. 칡나무는 왼쪽으로 꼬는 습성이 있고,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꼬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칡나무와 등나무가 만나면 좀처럼 풀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저는 내용을 읽으면서 갈등이 풀기 어렵구나라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이 역시 유레카입니다.

 

인간관계에도 참 많은 갈등이 있습니다. 교회는 인간관계를 꼬이게 하는 대표적인 것을 칠죄종이라고 합니다. 일곱 죄의 뿌리가 얽히고설키면 인간관계는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물론 하느님과의 관계도 멀어집니다. 대표적인 죄의 뿌리는 교만입니다.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교만 때문에 아담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습니다. 분노도 있습니다. 분노한 사람들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쳤습니다. 인색이 있습니다. 부자라서 하느님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유함에도 인색하기 때문에 하느님나라에 못 들어가는 것입니다. 시기가 있습니다. 시기 때문에 카인은 동생을 죽였고, 시기 때문에 사울왕은 다윗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나태도 있습니다. 기름을 준비한 처녀는 신랑의 혼인잔치에 참석하지만 게으른 처녀들은 신랑의 혼인잔치에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탐욕이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은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으며 함께 살아야 할 생명을 죽음으로 몰고 있습니다. 탐욕은 전쟁과 폭력의 원인이 됩니다. 식탐이 있습니다. 현대인의 성인병 중 대부분은 과식에서 시작됩니다. 음욕이 있습니다. 다윗은 음욕 때문에 충실한 부하 우리야를 죽음으로 내 몰았습니다. 이 갈등은 예수님께서 사랑하는 제자들에게도 있었습니다. 이 갈등은 어쩌면 숙명처럼 우리 모두에게 있습니다.

 

이런 갈등을 해소하는 유레카는 무엇일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겸손을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누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회개와 겸손은 갈등을 풀어내는 열쇠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루카복음 15장은 회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되찾은 동전, 되찾은 양 그리고 돌아온 아들의 이야기입니다. 유다와 베드로는 예수님을 배반했습니다. 그러나 배반의 결과는 달랐습니다. 유다는 회개하지 않았고,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베드로는 회개하였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회개한 베드로에게 교회를 맡겨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늘 겸손을 강조하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이는 꼴찌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습니다. 제자들에게 을 보여주셨습니다.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천사는 날개가 달린 생명체가 아닙니다. 천사는 이웃에게 유레카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얽히고설킨 갈등을 풀어주는 사람이 수호천사입니다. 주변을 보면 이웃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수호천사입니다.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수호천사입니다. 오늘 하루 이웃을 위해서 유레카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 이웃을 위해서 수호천사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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