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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6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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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02 조회수620 추천수5 반대(0)

한국에서 오신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교구 인사이동으로 지난 816일에 왔습니다. 낯선 곳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미국 사회에서 지내려면 SSN(사회보장 번호)를 받아야 합니다. 운전면허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은행 계좌를 개설해야 합니다. 신부님은 사회보장 번호와 은행 계좌는 만들었다고 합니다. 뉴욕은 한국의 운전면허를 인정하지 않기에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신부님을 보니 4년 전 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저와 다른 점은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직원들이 도와주었습니다. 뉴욕의 시스템도 몰랐지만 스스로 해 본 적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와 있던 신부님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 신부님도 많은 사제들을 만날 것입니다. 가깝게는 본당 사제 모임이 있습니다. 브루클린 한인 사제 모임이 있습니다. 동북부 사제 모임이 있습니다. 미주 한인 사제 모임이 있습니다. 교구 사제 모임이 있습니다. 이렇게 사제들을 만나면서 위로를 받고, 용기를 낼 것입니다. 무엇보다 신부님과 함께 지내는 본당 공동체가 있습니다. 본당 공동체와 기쁨과 슬픔도 같이 나눌 것입니다. 그렇게 추억이 쌓이면 타향도 고향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저도 그렇게 지냈습니다.

 

라틴어로 사람을 뜻하는 ‘Homo'는 그 어원이 땅을 뜻한다고 합니다. 땅은 아래에 있고, 땅은 모든 것을 받아 줍니다. 그래서 땅은 겸손을 의미합니다. 사람은 겸손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강생도 겸손의 표징입니다. 누추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것도 겸손의 표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늘 겸손을 말씀하셨습니다. 한문으로 사람을 뜻하는 人間은 서로 의지한다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이 찬란한 문화와 문명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서로 의지하고, 도와주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종교에서 말하는 황금률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남에게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시작을 전하는 단군신화弘益人間을 이야기합니다. 사람은 이웃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로운 계명을 준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우리말 사람의 어원은 살다와 암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사는 의미를 아는 존재입니다. 사람은 이웃의 마음을 아는 존재입니다. 삶의 의미를 모른다면 사람 노릇을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말 사람은 철학적이며, 종교적인 뜻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은 하느님을 믿고 알아 구원받는 것입니다. 잠시의 삶을 마친 후에는 하느님과 함께 지복직관을 누리며 영원한 삶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 가야 할 때를 알았다.’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으로 갈 뜻을 굳히셨습니다. 겸손하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겸손하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뽑으셨고, 제자들에게 3가지 권한을 주셨습니다. 복음을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고, 병자를 고쳐주는 권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소식을 주셨고, 갇힌 이들을 풀어 주셨고, 억눌린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구원받기를 원하셨습니다. 지치고 힘들고 어려운 이들은 모두 나에게 오라고 하셨습니다. 나의 멍에는 편하고 나의 짐은 가볍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에 가기 전에 십자가를 지셔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으로 가셨습니다. 우리 신앙인은 예수님의 겸손을 따라야 합니다. 우리 신앙인은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계명을 따라야 합니다. 우리 신앙인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참 사람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시 낙화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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