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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님의길 234 킬로미터 완주 간략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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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10 조회수215 추천수4 반대(0) 신고

 

 

안녕하세요? 저는 9월 순교성월에 3주간에 걸쳐 원주교구 님의길, 박해 순교 빛의 길, 234킬로미터 도보순례를 해 최종 완주했습니다. 비공식적으로는 약 300킬로미터를 걸었습니다. 작년에 희망의 순례 축복장을 배론성지에서 받고 원주교구 총대리 신부님, 배론에서 17년간 사목하신 배은하 신부님과 성지 사제관에서 완주자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다가 님의길을 개통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교구장님이 원하신 것 같았습니다. 풍수원 성당이 출발점인데 도전했다가 아직 조금 미비한 점이 있어서 포기를 했다가 어떻게 해서 다시 하게 돼 결국에는 10월 5일 목요일 정오에 배론성지 미로광장 가운데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 완주했습니다. 오늘 연차총친목회 다녀와서 사무국장님인 자매님과 통화를 해보니 완주자가 저 포함해 지금까지 두 사람이라고 합니다. 아마 지금 원주교구에서는 계속 이어순례를 한 달에 두 구간씩 하기 때문에 12월 초면 완주자가 많이 나올 겁니다.

 

아마 제 일생에서 순교성월을 가장 값지게 보냈을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평생 돈 주고도 배울 수 없는 신앙의 교훈을 배운 것도 있습니다. 순례대회 때에는 마산교구에서 왔다고 주교님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주교님도 순례대회 때 함께 제일 선두에서 걸으셨습니다. 최해성 복자 치명길과 고모 비르짓다 길입니다. 순교자분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걸었던 어떤 길 위에서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경험과 다양한 체험을 했는데 알려드리고 싶은 체험담은 많지만 한두 가지만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신앙은 혼자서는 하느님과 진한 사랑을 나눌 수는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고, 공동체와 함께하며 그 속에서 사랑으로 함께할 때 지치지 않고 그 사랑의 힘으로 하느님께 갈 수 있다는 것과 하느님도 그걸 원하신다는 걸 이번 도보순례를 하면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체험한 일입니다.

 

풍수원 성당에서 창촌공소 구간은 큰 첨례길인데 이 구간은 마치 우리가 대축일을 지내기 위해 본당으로 공소신자들이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박해를 받은 신앙선조들이 걸은 길 중간에 탁덕맞이라는 고개가 있습니다. 그 고개에서 옛날에 신부님을 맞이하는 걸 재현했는데 참가자 모두가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이 구간은 제가 먼저 걸은 구간이라 저는 참가하신 한 회장님과 통화를 하며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 이 재현 상황을 전해듣고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평소에 미사를 드린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그 가치가 큰지를 그날 그 체험 말씀으로 제 신앙을 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도 됐던 것입니다. 어떤 길에서는 박해를 피해 다녔던 길 위에서 길만 보면 울음이 나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길 같지도 않은 그런 험한 길을 걸으며 성사생활을 했다는 걸 생각하면 저는 얼마나 편하게 성당에 다니는지 박해를 피해 신앙을 지킨 분들 앞에 참으로 부끄러울 뿐이었습니다. 

 

총 14구간 중 11구간은 혼자서 했는데 혼자서 하는 구간에서는 눈물이 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 구간이 많이 있었습니다. 양업길에서는 최양업 신부님 시신을 배론 뒷산으로 해서 옮기는 구간의 길입니다. 또 생전에 박달재를 넘어서 사목하신 길도 걸었습니다. 그 길을 걸을 땐 신부님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워셨을까 하고 저는 단지 며칠 동안만 이렇게 해도 힘든데 신부님은 1년에 칠천 리를 몸소 걸으시면서 하셨다고 하니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하며 함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이번 순례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건 공동체 내에서 함께 나누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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