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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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3-10-13 | 조회수260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루카 11,15-26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바이러스에 의해 전파되는 전염병은 그것에 한 번 걸렸다가 회복되면 몸 안에 그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가 생겨서 나중에 같은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이런 과정을 ‘면역 작용’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몸이 아닌 마음의 영역에서는 이런 면역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유혹에 계속해서 걸려 넘어져 같은 잘못을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특히 우리로하여금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죄를 짓게 만드는 마귀의 활동이 그렇습니다. 마음과 영혼이 마귀의 지배에 휘둘려 크게 아팠다가 겨우 회복되어도 항체나 면역이 생기는게 아니기에, 나중에 마귀가 같은 방식으로 공격해도 속절 없이 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문제에 있어서는 전적으로 주님께 의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면서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청하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를 하느님으로부터 멀리 떼어놓으려고 드는 마귀들의 공격은 한 두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죽는 순간까지 계속된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마귀의 손아귀에서 한 번 벗어났다고 해서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벗어난 이후에 내 마음과 영혼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세상 것들만 열심히 쫓다보면 마음이 공허해지고 나태해져 마귀의 유혹에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즉 우리 마음이 말 그대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되어 힘 센 놈이 제가 주인인양 막무가내로 치고 들어와 제멋대로 휘저어놓아도 어쩔 도리 없이 그저 당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내가 사는게 아니라 내 안에 들어온 마귀가 내 행세를 하며 사는’ 그런 상태에서는 세상의 좋은 것들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봐야 아무소용 없지요. 그래서 우리는 주님을 내 안에 모시고 그분 뜻을 추구하며 살아야 합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 강하신 분, 세상 만물을 주관하고 다스리시는 그분을 ‘주인’으로 섬겨야 다른 시덥잖은 것들에 시달리지 않고 그분의 권능 안에서 참된 자유와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늘 자기 자신을 철저히 성찰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지금 내 마음과 영혼을 누가 차지하고 있는지, 주님께서 마귀를 쫓아내주신 그 수고가 헛되게 내 마음의 ‘빈 자리’를 그냥 방치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혹시 그렇다면 그 빈 자리를 어서 주님과 그분 뜻으로 채워야겠습니다. 신앙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을 주님의 빛으로 채우는 일입니다. 그래야 죄를 지어 방황하다가도 다시 주님께 돌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생깁니다. 그러므로 우리 영혼의 집이 주님께서 머무르고 다스리시는 ‘거룩한 성전’이 되도록, 주님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그분 뜻을 실천하는 일을 한시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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