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7 주간 토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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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10-14 | 조회수586 | 추천수7 | 반대(0) |
뉴욕에 온지 4년 만에 한국으로 휴가를 가려고 계획하였습니다. 성지순례를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에서 ‘한국 성지순례’를 기획하였고, 제게 같이 갈 수 있는지 문의하였습니다. 저는 한국 휴가를 계획하고 있었기에 시간이 맞으면 함께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지난 10월 2일부터 한국 성지순례를 하였고, 어제부터는 저의 개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3년 전에 하느님의 품으로 가신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는 12년 전에 하느님의 품으로 가신 아버지 옆에 나란히 있었습니다. 그토록 사랑했고, 그토록 존경했던 아버지 옆에 있으니 어머니는 참 좋으실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3년 늦게 갔지만 어머니는 늘 그렇듯이 따뜻한 미소로 아들의 인사를 받으십니다. 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절두산 성지에서 미사를 봉헌하기로 했습니다. 성지의 신부님이 배려해 주었고, 순교자들의 전구로 부모님께서 천상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기를 기도하려합니다. 가족들은 부모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신앙 안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 수 있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이제 주교님께 인사도 드리고, 그리운 동창 신부님들도 만나면서 남은 날들을 보내려고 합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할 일입니다. 한국에 오니, 뉴욕에서 저를 따뜻하게 대해 주었던 분들이 생각납니다. 제가 4년 동안 무탈하게 잘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가족처럼 지냈던 브루클린 한인 성당의 신부님들이 있습니다. ‘삼인행이면 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는 말처럼 비록 저보다 나이가 어린 신부님들이지만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한 신부님은 큰 바위 얼굴처럼, 고향의 느티나무처럼 모든 신부님들을 따뜻하게 맞이하였습니다. 신부님의 사제관은 고향을 떠나온 신부님들에게 ‘사랑방’이 되었습니다. 한 신부님은 캠핑을 좋아했고, 자전거를 좋아했습니다. 우리는 팬데믹 동안 함께 캠핑을 하였고, 자전거를 타면서 팬데믹을 견디었습니다. 한 신부님은 계획의 달인이었습니다. 여행을 가면 모든 것을 혼자 준비하였습니다. 항공권 예매, 호텔 예약, 자동차 렌탈, 식당 예약, 음식준비를 모두 완벽하게 해 주었습니다. 한 신부님은 언제나 말이 없지만 뒤에서 부족한 것들을 채워 주었습니다. 신부님의 요리는 거의 요리사 수준이었습니다. 캠프장에서는 장작을 태워서 따뜻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렇게 착한 사마리아 사람들이 많았기에 저는 아무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교우들 중에도 착한 사마리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신문 홍보를 위해 LA에 가면 언제나 따뜻하게 저를 맞이해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공항까지 마중 나와 주시고,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바쁜 중에도 저를 위해서 차량 봉사를 해 주었습니다. 매일 아침 미사를 봉헌 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었습니다. ME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ME 봉사자들은 함께 피정을 준비하였고, 야유회를 다녀왔습니다. 팬데믹 기간 중에 줌으로 하는 강의를 도와주었습니다. 집으로 초대해서 집밥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사랑은 결심이다.’라는 ME의 가르침대로 부부들은 사랑으로 대해 주었습니다. 브루클린 한인 성당의 공동체가 있습니다. 본당 신부님이 아파서 제가 잠시 미사를 도와주었는데 어느덧 3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았는데 이제는 제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고기는 물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것처럼 사제는 교우들과 함께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보람 있습니다. 브루클린 한인 공동체와 함께 있는 시간들이 제게는 행복이었고, 즐거움이었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할 일입니다.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성공, 재물, 업적, 인간관계, 가족, 건강’이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다른 것들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아프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것입니다. 친구가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까지 함께 가주는 것입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하십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사람이 되라고 하십니다.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서 하느님을 사랑하고, 같은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우선순위는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이타적인 삶이었습니다. 신앙인들이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삶의 우선순위로 정한다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삶의 우선순위로 정하면 좋겠습니다. 복음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것을 삶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제들은 행복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삶으로 드러나는 신앙인들은 참으로 행복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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