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늘 나라 잔치에 초대 받은 삶_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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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원석 | 작성일2023-10-15 | 조회수351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하느님의 자녀답게!"-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시편23,1)
오늘은 연중 제28주일 전례력을 봐도 이제 한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는 듯 싶습니다. 삶은 저물어가는 것이 아니라 여물어가는 것이요, 노화의 여정이 아니라 성화의 여정이란 말이 고맙게 떠오릅니다.
“준비가 다 되었으니 잔치에 오라고 초대 받은 사람들에게 전하여라.”
어제 저녁기도 성무일도 마리아의 노래 후렴이자 오늘 아침기도 성무일도 즈카르야의 노래 후렴이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늘 나라 잔치가 시작되었음을 알립니다. 언젠가 죽어서 가는 하늘 나라 잔치가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된 초대 받은 우리들임을 깨닫습니다.
어제 석관동 성서 백주간 공부하는 팀 23명이 오전 피정을 하고 떠났습니다. 미사중 퇴장 성가는 애국가 1절을 청했습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가사 내용이 있어 부를 때 마다 기도와 같고, 성가와 같은 느낌입니다. 또 예외없이 내 삶의 여정을 일년사계로 압축했을 때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점검톡록 해봤습니다.
거의 예외없이 가을 인생에 걸친 분들이었습니다. 이런 확인이 하루하루 선물같은 인생을 소중히, 환상이나 거품을 걷어내고 본질적 깊이의 삶을 살게 합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늘 나라 잔치의 삶을 살게 합니다. 자주 즐겨 고백하는 예닮기도중 한 연이 생각납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그렇습니다. 눈만 열리며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입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하늘 나라 잔치의 비유입니다. 예수님의 다음 말씀으로 시작되는 복음입니다.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바로 임금이 상징하는 바는 하느님이고 그의 아드님의 혼인잔치가 상징하는 바, 이 거룩한 미사잔치입니다.
이미 하늘 나라 잔치를 앞당겨 살라 선물로 주어지는 성체성사 미사잔치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일상의 평범한 삶의 자리에서 하늘 나라 잔치의 삶을 살게 합니다. “고해인생”중에도 “축제인생”을 살게 합니다.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하늘 나라의 삶을 살 수 있을런지요. 셋으로 나눠 묵상했습니다.
첫째, 주님의 초대에 응답하는 삶입니다. 오늘 지금 내 삶의 자리가 하늘 나라요 초대받은 삶임을 자각하여 초대에 응답하여 기쁘게 감사하게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기 달랐습니다. 새삼 하늘 나라 잔치의 행복은 초대에의 응답이자 선택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초대받은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갑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임금이 보낸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이니 무지의 극치입니다. 정말 무지에 눈먼 사람들이요 그 좋은 절호의 기회를 선택하지 못하고 놓쳐 버립니다. 그대로 무지한 인간의 실상을 보는 듯 합니다.
초대 받았다 하여 구원이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한두번이 아니라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참으로 감사하고 은혜롭게도 주님께 초대받은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초대받은 사람답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초대 받은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요?
둘째, 늘 하늘 나라 꿈을 희망을 생생히 지니고 사는 삶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하늘 나라를 사는 이들은 꿈의 사람들이요 희망의 사람들입니다. 모든 예언자들이 성인들이 바로 하늘 나라의 꿈과 희망을 생생히 앞당겨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실현하며 살았던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들이었습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하늘 나라 꿈의 정체를 보여 줍니다. 모든 민족들을 위하여 차려주신 하늘 나라 잔치이니 세상 모든 의인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구원의 하늘 나라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풍성한 하늘 나라 잔칫상의 모습입니다. 이어지는 묘사도 얼마나 고무적이요 위로와 힘이 되는지요!
“그분께서는 이 산 위에서,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들에게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 치워 주시리라.”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이런 하늘 나라를 앞당겨 실현시켜주십니다. 무지의 너울을, 덮개를 치워주시고 우리의 눈물을 닦아 주시고 회개한 우리의 수치를 치워주십니다. 그러니 언제 어디서든 성전에서 미사드릴 때 마다 다음 이사야 예언자의 가르침대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고, 이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우리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주님의 손이 여기 머무르신다.”
얼마나 멋진 고백인지요! 오늘 지금 여기 하늘 나라 삶의 자리에서 앞당겨 희망의 하느님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처럼 하늘 나라 꿈의 실현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참으로 이런 하늘 나라의 꿈이, 희망이 우리 삶의 원동력입니다.
셋째, 늘 깨어 하늘 나라 잔치에 맞같는 삶을 사는 노력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다운 품위있는 삶입니다. 한두번 초대가 아니라 날마다 죽을 때까지 초대에 응답하는 삶이요 늘 예복을 갖춰입은 삶입니다. 초대받았다하여 구원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선한사람 악한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우리 삶의 자리요 하늘 나라 잔치의 교회 공동체입니다. 판단은 주님의 몫이고 우리는 각자 하늘 나라 잔치에 맞같은 삶의 예복을 입고 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혼인 예복을 입지 않았던 자는 불행하게도 쫓겨납니다. 이는 자업자득 스스로 자초한 재앙이니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지요! 유비무환입니다. 그러니 날마다 내 삶의 예복을 점검해 봐야 합니다. 무슨 삶의 예복입니까?
진선미眞善美의 예복이요 신망애信望愛의 예복입니다. 산상수훈의 모든 가르침입니다. 죽을 때까지 늘 깨어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로 전우애戰友愛를, ‘주님의 학인’으로 학우애學友愛를, ‘주님의 형제’로서 형제애兄弟愛를 발휘하며 경천애인敬天愛人과 지구사랑의 삼중계명을 실천하며 사는 것입니다.
바로 이의 빛나는 멋진 모범이 제2독서 바오로입니다. 참으로 언제 어디서나 어떤 처지에서든지 하늘 나라를 앞당겨 살았던 참 멋진 대자유인 바오로가 우리의 영원한 하늘 나라 삶의 롤모델입니다.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고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모자라거나 그 어떠한 경우에도 잘 지내는 바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살만한 세상입니다. 주님이 계시고 교회 공동체가 있고 매일미사 하늘 나라 잔치가 있고 좋은 도반들이 있으니 살 만한 세상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하늘 나라의 행복입니다. 그러니 하루하루 날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주님의 초대에 응답해 하늘 나라 잔치의 예복을 갖춰입고 다시 새롭게 하늘 나라 천국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 하느님께서는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영광스럽게 베푸시는 당신의 그 풍요로움으로, 여러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하느님 아버지께 영원무궁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제 한평생 모든 날에, 은총과 자애만이 따르리니, 저는 오래오래, 주님 집에 사오리다.”(시편23,6).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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