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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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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16 조회수625 추천수6 반대(0)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 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읽었습니다. 오늘은 책의 내용 중에 일부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는 뭔가를 이야기할 때, 상대로부터 옳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기보다는 그냥 내말을 잘 들어주길 바랄 때가 많아요. 누군가 나에게 이야기할 땐 섣불리 조언하려 하지 말고, 상대의 이야기 연료가 다 떨어질 때까지 들어주세요. 상대를 내 마음에 맞게 바꾸려 하지 않고 따뜻한 관심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사랑의 가장 순수한 표현입니다. 바꾸고 싶어 하면 상대의 모습은 사라지고 내 기준으로 만들어낸 상대의 문제만 보여요. 진정한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사랑하는 것 같아요. 내 마음에 맞는 부분 이외에 내 마음에 맞지 않는 부분이 좀 있더라도 그것들을 모두 품어 줄 수 있을 때, 좋아하는 감정이 사랑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잘 안다 하고 보면 더 이상 상대를 보려고 하지 않아요. ‘내가 잘 모른다.’하고 볼 때 상대를 자세히 보려고 해요. 그래서 사랑은 잘 모른다.’하고 보는 상태예요. 혹시 주변 사람들을 내가 이미 잘 안다고 여기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살펴보세요. ‘잘 안다.’하고 보는 것은 현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고 내 과거의 생각으로 보는 것입니다.”

 

가끔씩 저를 잘 안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사실 제 마음은 저도 잘 모르는데 그분들은 어찌 저의 마음을 잘 아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제가 4년 만에 한국으로 휴가를 가는 것은 미국이 좋아서 일수도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도 있었고 신문사의 일이 바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해산물을 좋아하는 것은 해산물 자체가 좋은 것도 있지만 질긴 고기를 잘 먹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머니를 닮아 치아가 튼튼하였다면 고기를 더 좋아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주어진 과제를 미리 하는 것은 부지런해서 일수도 있지만 미리 해야만 편안하게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남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지만 사실 혼자 있는 것이 편할 때가 많습니다. 새벽에 기도하고, 아침에 산보하고, 좋아하는 책 읽고, 혼자 식사하는 것도 좋습니다. 돌아보면 저도 저의 좁은 판단으로 쉽게 남을 평가하고 비난한 적이 있습니다. 저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와 다른 것은 잘못 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맞습니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복음서를 읽으면 예수님을 잘 안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부모님을 알았고,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며 사탄의 유혹을 물리친 것은 몰랐습니다.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하느님나라를 선포하신 것도 몰랐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과 표징으로 복음을 전한 것도 몰랐습니다. 빙산의 일각처럼 예수님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가족들도 있습니다. 예수님의 가족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걱정이 되어서 찾아왔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가 나의 어머니이고, 나의 형제이며 자매입니까?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은 모두 나의 어머니이고, 나의 형제이며 자매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야 한다.’라고 하셨을 때입니다. 베드로는 펄쩍 뛰면서 그런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율법과 계명에 대해서는 전문가라고 자부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이 잣대와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판단하였습니다. 율법과 계명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죄인으로 단죄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형식을 문제 삼으려는 바리사이에게 율법의 정신을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정녕 너희 바리사이들은 잔과 접시의 겉은 깨끗이 하지만, 너희의 속은 탐욕과 사악으로 가득하다. 어리석은 자들아, 겉을 만드신 분께서 속도 만들지 않으셨느냐?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 겉으로는 친절한척하고, 웃으면서 뒤로는 남을 험담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신앙생활을 하지만 남을 돕는데 인색한 사람들을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욕심 때문에 형제와 다투는 사람을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참된 신앙생활을 이야기 합니다. “복음 안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 믿음에서 믿음으로 계시됩니다. 이는 성경에 의로운 이는 믿음으로 살 것이다.’라고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오늘 내가 하는 말이 상대방에게 위로와 기쁨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칭찬과 격려의 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한 말, 친절한 말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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