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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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3-10-23 | 조회수177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루카 12,13-21
“너희는 주의하여라.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요즘 사람들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들, 먹고 마시며 즐기는 육적인 쾌락에 관한 것들, 이 세상에서 더 성공하여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일들에 그야말로 ‘목숨을 거는’ 것 같습니다.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것들, 세월의 흐름과 여러 변수 앞에 속절 없이 무너져내릴 것들을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작 중요한 자기 마음과 영혼의 상태를 돌아보는데에는,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될 죽음을 준비하는데에는, 죽음 이후에 영원히 이어지게 될 새로운 세계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보다 소중하고 가치있으며 의미있는 것에 투자해야 합니다. 영혼에 대한 투자, 구원에 대한 투자가 그것입니다. 언젠가 이 지상생활을 마무리하고 하느님 대전으로 나아갈 때, 아등바등하며 끌어모았던 이 세상의 것들은 어차피 다 두고 가야 합니다. 우리와 함께 가는 것은 오직 하나, 내가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했던 노력의 흔적 뿐입니다. 즉 이웃을 사랑하고 형제에게 봉사하며 작고 약한 이들을 위해 희생했던 시간들이 나무의 나이테처럼 내 영혼에 겹겹이 쌓인 채로 하느님 앞에 나아가는 겁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나오는 한 사람은 예수님 곁으로 다가가 그분께 원하는 걸 청할 수 있었던 그 소중한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 버립니다. 그분께 청해야 할, 자기 힘으로는 얻을 수 없는 귀하고 중요한 것들이 많은데도, 겨우 청한다는게 자기 형이 자신에게 유산을 더 나눠주도록 잘 설득해 달라는 것이니, 예수님 입장에서는 참 안타깝고 허탈하실 듯 합니다. 그처럼 더 많은 재물을 소유하는데에 연연하고 집착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그분 뜻에 맞게 살아가는데에, 자신이 받고 누리는 것들을 그분 뜻에 맞게 잘 사용하는데에 소홀하기에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됩니다. 기를 써가며 모았던 재물은 죽음과 함께 허무하게 잃고,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신 구원의 기회마저 자신의 어리석음과 탐욕으로 잃게 되니 결국 그에겐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돈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돈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욕심을 부린다고 돈이 더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재산에 욕심이 생기면 아무리 많은 재물을 소유해도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그 많은 재산을 가지고도 즐겁게 살 줄 모릅니다. 탐욕이라는 늪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다가 결국 먹히고 마는 겁니다. 그러니 부자가 되려고 애쓰지 말고 부유해고 싶다는 생각마저 버려야 합니다. 사실 우리가 의미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에는 지금 소유하고 누리는 것들로도 충분합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세상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주려고 오신게 아니라, 우리에게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주려고 오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을 진정 ‘주님’으로 믿는다면 그분께 자기 자신을 맡기고 의탁하며,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잘 협조하고 순명하게 해달라고, 부족하고 약한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자비와 사랑을 베풀어 달라고 청할 일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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