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방울이 바울은 아니겠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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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대군 | 작성일2023-11-03 | 조회수145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다섯 살 때의 일입니다. 마루에 앉아 엄마는 바느질을 합니다. 난 반짇고리에서 이것 저것을 만지막 거리며 놀았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젖을 빨아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방울 장수 아줌마가 우리 집에 들렸습니다. “어허 다 큰 총각이 엄마 젖을 먹네.”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엄마 젖이 안 나오는 것을 알았고 그 아줌마의 말에 ‘이제 엄마 젖을 먹으면 안 되는 거구나.’ 하며 그 나이에도 부끄럼을 느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나를 보고 엄마더러 나를 훔쳐가고 싶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운동장 주변에 아름드리 커다란 방울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난 그 방울 나무를 보면서 좋아했습니다. 커다란 잎으로는 모자도 만들어 써 보곤 했습니다. 이제 어른이 되어 부산에 있을 때인데 누님의 친구 누님이 하얀 털실로 뜨개질을 하여 조끼를 만들어 주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무엇으로 보답을 할 수 가 없군요. 그 누님이 잘 있는지 궁금합니다. 수예는 정성입니다. 이제 그러한 것들을 돌이켜보며 이방인들의 사도 바울을 생각해 봅니다. 바울이라고도하고 바오로라기도 하는데 방울이 바울은 아닐테지만. 나는 훔쳐가고 싶은 강아지였을 것입니다. 바울은 모든 것을 자기 손으로 일하여 복음을 전파하였습니다. 뭐 어느 한곳에서만 받는 신세를 졌다고 합니다. 바울이 하였던 일은 천막을 수선하는 일이었습니다, 예 그분은 수예를 하여 복음을 전파하신 분이죠. 저는 성경을 대할 때면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면서 읽곤 합니다. 어떤이들은 추상적으로 나는 누구인가를 안다고 하지만 저는 성경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곤 합니다. 난 어째서 훔쳐 가고 싶은 방금전에 젖뗀 강아지가 되었는지 모릅니다만 하여튼 요즘에 생각을 해보아도 하느님의 부르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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